[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출발부터 동일선이다. ‘자유경쟁’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달라진 풍경 중 하나다.
올해부터 원 소속구단과 우선협상 기간이 폐지됐다. 야구규약 제168조에는 ‘국내외’ 모든 구단이 FA 승인선수 공시 다음날부터 교섭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 동안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전략’은 획일적이었다. 일주일간 내부 FA를 잡는데 총력을 쏟으면서 8일째 되는 날부터 외부 FA로 방향을 틀었다. 공개적으로, 그리고 공식적인 움직임은 그랬다. 단, 사전접촉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야 한다. 내부 FA는 물론 외부 FA도 신경 써야 한다. 내부 FA 협상도 기간 한정 독점이 아니다. 경쟁률이 치열해졌으니 ‘남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기본적으로 ‘뺏기지 않는다’는 게 공통 생각이다. 거꾸로 구미가 당기는 외부 FA를 영입하려면, 내부 FA에만 신경 쓰지 못하고 ‘남의 사정’도 꿰뚫으면서 행동으로도 옮겨야 한다.
↑ FA 시장은 자유경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시장 초반, 각 구단마다 외부 FA보다 내부 FA와 협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은 이번에도 구경꾼이다. 한화 또한 예년보다 몸을 사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FA 협상은 오는 11일부터 시작이다. 그러나 출발 신호와 동시에 ‘투 트랙’으로 과열 양상을 보일 지는 의문이다. 각 구단의 전략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우선적으로 내부 FA 붙잡기가 기본 노선이다. 외부 FA 영입은 뒷이야기다. 기존 전력의 마이너스를 피하려 한다. 넥센, 한화를 뺀 8개 구단은 내부 FA가 1~3명이 있다. 저마다 꼭 잡아야 할 선수가 있다.
태도도 적극적이다. 연락을 취하고 만남도 가져야 한다. 도장까지 찍어 일산처리로 진행될 경우, 눈을 바깥으로 돌리면서 ‘2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FA 시장 개장 이후 ‘1호 계약’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책정된 예산도 한정돼 있다. 이제는 ‘백지수표’를 남발할 수 없다. 내부 FA 계약 성사 규모에 따라 외부 FA를 영입할 여력이 따른다. 이 금액으로 내부 FA를 잡은 뒤 남은 금액으로 외부 FA를 데려간다, 말처럼 쉽지 않다.
상식과 효율을 강조하나 ‘어느 정도’의 대우를 해야 한다. 때문에 내부 FA 붙잡기에 총력을 쏟는다. 그것이 우선 목표다. ‘투 트랙’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기간이 없어졌지만, FA 시장의 초반 풍경과 각 구단의 전략이 단번에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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