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2016시즌의 화두는 강한 선발투수였다. 한국시리즈 2연패와 21년만의 통합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가 압도적인 전력을 앞세울 수 있었던 것도 판타스틱4로 불리는 강한 선발진 때문이었다.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까지 4선발은 15승 이상을 거두며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팀에서 15승 투수 4명 배출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들 넷은 70승을 합작했다.
특히나 올해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었기 때문에 강한 선발이 더욱 돋보였다. 올 시즌 팀 평균 타율은 0.290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40명이나 된다. 반면 투수 평균자책점 역시 5.17로 최근 10년 중 2014년(5.21)에 이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 두산 베어스의 투수 장원준. 사진=MK스포츠 DB
두산의 성공은 선발투수들이 귀한 몸이 되는 나비효과가 될 모양이다. 특히 두산은 FA선발투수로 재미를 본 대표적인 구단이다. 2년 전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은 FA 장원준을 4년 총액 84억원에 영입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장원준은 지난해 12승, 올해 15승을 거두며 선발투수 FA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 그 동안 선발투수 FA는 실패작이 많았다. 2007년 두산에서 LG로 4년 40억원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던 박명환이 대표적이다. 박명환은 이적 후 첫해 10승을 올리는 데 그쳤을 뿐 이후 부상으로 전성기 시절 기량을 선보여주지 못했다. 박명환 외에도 이강철 등 FA선발투수들의 활약은 그 명성에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동안 FA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팀을 옮긴 투수들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FA시장에 준척급 선발투수들이 대거 나왔다. 바로 ‘빅3’라 불리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이다. 3명 모두 20대 후반이라 젊은 편
이다. 또 좌완 선발 요원이라는 점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기도 한다. 이들은 또 해외진출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구단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연 벌써부터 이들의 행선지에 대해 이러쿵 말들이 많다. 과연 제2의 장원준은 누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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