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야구인과 정치인 대결 구도다.
수장 없이 표류하던 통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이하 통합 협회) 회장 선거가 막이 올랐다. 통합 협회는 오는 22일까지 회장 후보자 등록기간을 가진 뒤, 24일까지 후보자 선거인 명부를 홈페이지 및 시·도협회 공문을 통해 게재한다. 이후 25일부터 29일까지 선거운동을 진행한 뒤, 3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선거를 진행한다.
통합되기 전 야구협회시절부터 따지면 8개월째 회장 자리가 공석 상태다. 올초 박상희 전 회장이 협회 기금 전용 등 혐의로 심한 내홍을 겪다가 박 회장이 자진사퇴했고, 이후 3월에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돼 관리위원회 체제에서 지난 6월 생활체육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와 통합한 것이다. 이제 통합 협회는 새로운 회장 체제에서 다시 도약을 노리는 처지다. 그래서 회장 선거에도 관심이 뜨겁다.
↑ 통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선거에 출마한 김응용 감독(왼쪽)과 이계안 전 의원. 사진=MK스포츠 DB |
크게는 야구인과 정치인들의 대결. 특히 유력 후보로는 김응용 감독과 이계안 전 의원의 2강 구도로 압축됐다는 평가다. 김응용 감독은 야구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김 감독을 회장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진행돼왔다. 이에 김 감독은 고심하다가 20일 야구학교 개교식이 끝난 뒤 결단을 내렸다. 현대그룹 경영인 출신인 이계안 전 의원은 지난 14일 정운찬 전 총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야구 토크콘서트를 열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아마야구를 관장하는 통합 협회의 정상화는 야구계의 오랜 숙원이다. 특히 재정적 독립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다. 야구인들은 이런 문제를 야구인이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응용 감독이 회장으로 제격이라는 의견이다.
김응용 감독은 한화 이글스 감독에서 물러난 뒤 후진 양성에 힘써왔다. 야구계 전반에 신망이 두터워 회장을 맡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문제는 재정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다.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는 25일에나 공약이 나오겠지만, 출마 선언 후 제대로 된 공약을 들고 나올 수 있을지 여부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물밑에서 추대 작업이 이뤄져왔기 때문에 깜짝 출마 선언에 비하면 표심의 향방은 알 수 없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원만한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통합 협회가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인 문제에서 KBO의 도움을 받는 게 현실적이라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이계안 전 의원은 재단을 설립 후 109억원을 모금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자신이 직접 10억원을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협회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회장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 재력이 있는 인물이나 정치권 인사가 협회장을 맡은 전례가 많다. 강승규-이병석-박상희 등 최근 야구협회를 이끌었던 수장이 모두 정치인 출신이다. 박상희 회장은 사업가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긴 하지만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해 정치인 출신으로도 분류가 된다. 이들은 야구계에서 협회 회장으로 뚜렷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계안 전 의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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