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바람의 아들’도 자신의 아들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학부형이었다.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4일 고척돔에서 양준혁 야구재단이 주최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종범신’ 팀 감독을 맡았다. 이날 자신의 팀 명단에는 아들 이정후(18·넥센 히어로즈)가 포함돼 있었다. 이정후는 이날 2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했다. 이정후가 지난 8월 넥센에 지명된 후 부자(父子)가 함께 공식석상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아들과 함께 뛰는 기쁨도 잠시 ‘야구’ 이야기에 이종범 위원은 금세 진지해졌다. 이종범은 “(이)정후가 (넥센) 가고시마 캠프를 다녀오더니 약간 자만하는 모습이 있었다. 부족한 게 많은데 자신 있는 것들만 이야기 한다. 내가 잔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종범 위원은 현역 시절 통산 510도루를 하는 등 통산 1706경기에서 타율 0.297으로 호타준족으로 명성을 쌓았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야구기술에 관해 아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줄 것 같지만 정작 이종범 위원이 강조한 것은 야구외적인 것들이었다. 그는 “정후가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다. 프로는 분위기도 다르고 준비를 안 하면 힘들 거라고 했다. 사생활, SNS 등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기본이 중요하다. 눈치 안보는 행동들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스타도 아들을 바라보는 건 여느 학부형과 똑같았다. 이종범은 “아직 불안 불안하다. 집안이 좋은 것도 야구를 하는데 있어 동기부여가 약할 수 있다. 야구의 기본은 운동, 노력, 인성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이종범 위원은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은 생계형 선수였지만 아들은 좋은 여건 속에서 운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정후만의 야구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기술적인 것보다 멘털(정신)을 강조한다. ‘참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종범 위원과의 공식석상에 참가한 소감에 대해선 “실감이 안난다”고 말했다.
↑ 이종범 위원이 4일 고척돔에서 열린 양준혁 야구재단 주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 이정후가 4일 고척돔에서 열린 양준혁 야구재단 주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고척)=옥영화 기자 |
[kjlf20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