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강원랜드에서 80억 이상 후원받는다던데요?”
이근호 김승용 오범석 등 릴레이 영입으로 강원FC에 대한 관심이 뜨겁던 12월 중순, 서울 모처에서 만난 한 K리그 관계자의 말이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가 강원랜드로부터 후원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과감한 영입 행보를 펼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한 일간지의 단독보도가 나가면서 ‘80억원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났다. 강원 축구단은 강원랜드와 후원금 관련 ‘협의’ 중이었고, 80억원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원랜드로부터 어떠한 확답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는 내용이 골자다.
↑ 강원FC는 지난시즌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성남FC를 꺾고 클래식에 승격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강원랜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80억원 후원건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 시작했다. 급기야 30일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인 20억원만을 후원하기로 29일 확정했다. 추가 후원금은 차기 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강원랜드에서 80억원를 받고 각종 지원금과 스폰서, 입장 수익 등을 합해 최소 150억원의 운영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20억원으론 올겨울 영입한 선수들의 순수 연봉(25억원 추정)도 메우지 못한다.
‘보험왕’ 출신 조태룡 대표의 영업 능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스폰서 유입에 기대를 걸겠지만, K리그의 얼어붙은 시장 상황,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기업들의 소극적 태도 등이 맞물려 원하는 정도의 재원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따른다.
반대로 강원랜드의 후원금 동결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 원래 받던 후원금이 1/4로 줄어들었다면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기존 후원금+a’는 적어도 지난시즌과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뜻이다.
고액 연봉자들이 다수 영입된 상황은 재정에 부담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연봉, 이적료, 수수료, 수당 등을 다 합쳐도 구단 운영을 좌우할 만한 정도의 금액은 아닐 거라고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30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원금이 60억원 깎였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60억원은 원래 있던 돈이 아니다. 최소 지난시즌 정도의 예산은 확보할 것이고, 영입에 든 비용 30~40억원 정도만 추가로 끌어들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평창 특수, 추경 예산 등을 기대할 수 있어 크게 문제
조태룡 대표는 “강원랜드에서 추가 후원에 대해 검토한다는 사실은 환영할 만하다”며 “올해와 같이 내년에도 투명하고 건강하게 구단을 운영하겠다. 걱정이 아닌 기대의 시선으로 과정을 즐겨 주길 바란다”고 했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