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2014년은 LA다저스가 선발 걱정없이 시즌을 치른 마지막 해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 댄 하렌이 도합 117경기를 맡아줬고, 조시 베켓도 20경기에 선발로 나오며 노익장을 불태웠다.
그 이후 다저스의 선발진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고비용 저효율 고성과'라 할 수 있다.
2015년 16명, 2015년 15명의 선발 투수를 동원했다. 보통 선발 등판한 투수의 숫자와 팀 성적은 반비례하지만, 다저스는 달랐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다저스 선발은 2015년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로 높은 17.7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2016년에는 네 번째로 높은 16.4의 WAR을 기록했다. 그리고 팀은 두 시즌 모두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 커쇼는 지난 2년간 다저스 선발진이 기록한 34.1의 WAR 중 15.1의 WAR을 책임졌다. 사진=ⓒAFPBBNews = News1 |
2015년에는 그래도 상황이 괜찮았다. 커쇼, 그레인키가 원투펀치 역할을 하며 나란히 200이닝 이상 소화했고, 화려한 부상 경력을 가진 브렛 앤더슨도 31경기에서 180 1/3이닝을 버텨줬다. 마이크 볼싱어, 카를로스 프리아스 두 신인급 선수의 활약도 돋보였다.
2016년은 더 어려웠다. 규정 이닝을 넘긴 선수는 신인 마에다 겐타(32경기 175 2/3이닝) 한 명밖에 없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브랜든 맥카시, 류현진, 브렛 앤더슨은 60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한 뒤 또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스캇 카즈미어는 26경기를 소화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그럼에도 커쇼가 건강할 때 자기 역할을 해주고 훌리오 우리아스, 로스 스트리플링 등 젊은 선수들이 자기 몫을 해주며 버텼다. 시즌 중간에 합류한 리치 힐은 카즈미어가 하지 못한 포스트시즌 2선발 역할을 맡았다.
한마디로 2년간 다저스가 비정상적인 상황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2년간 15.1의 WAR을 책임진 커쇼의 존재, 그리고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겼을 때 꾸준히 새얼굴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충분했던 유망주 선수층과 외부 영입이 가능했던 구단의 자금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팬그래프스닷컴은 이를 "커쇼와 끝없는 선발진 공급덕분"이라고 표현했다.
↑ 마에다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에서 가장 부상을 우려했던 선발 투수였지만, 유일하게 정규이닝을 소화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커쇼가 커쇼다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나마 괜찮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저스는 또 다른 선발 투수를 구하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을 어슬렁거릴 것이다. 팬그래프스닷컴은 "돈과 커쇼 중 하나를 택한다면 당연히 커쇼를 택하겠지만, 다저스는 둘 다 갖고 있다"고 평했다.
↑ 데뷔 첫 두 시즌 선발로 꾸준히 활약했던 류현진은 지난 2년간 어깨 부상과 싸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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