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최고의 해를 만들었지만 마무리는 너무도 아쉬웠다. SK에서 기량을 만개한 최승준(29)이 기쁨보다 자책을 먼저 한 이유다.
최승준은 전날 SK 선수단과 함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다. SK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스프링캠프. 일 년 만에 그의 입지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정상호(LG)의 보상선수로 SK유니폼을 입은 최승준은 7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19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2006년 데뷔 후 10여 년간 36경기에 출전한 게 전부였고 때린 홈런도 2개에 불과했던 그가 한 시즌 만에 자신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다만 절정의 페이스였던 7월,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쳐 긴 공백의 시간을 가졌다. 시즌 말미에 복귀했으나 전반기 당시 모습은 아니었다.
↑ SK 이적 후 거포로 거듭난 최승준(사진)이 캠프 출국 전 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사진=황석조 기자 |
야구인생이 달라졌지만 최승준은 아쉬움이 더 많은 표정이었다. “성과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그렇다고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도 못했다. 팀이 중요할 때 부상을 당해 자책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승준은 “감독님도 새로 오시고 여러 환경이 바뀌었다. 다시 처음이라 생각하고 시작하겠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최승준의 말처럼 SK는 변화의 중심에 놓여있다. 최근 몇 년간 아쉬운 성적 속 외국인 사령탑이 취임했고 단장도 바뀌는 등 구단 분위기가 변했다. 일찌감치 모든 것이 0에서 출발할 것이 예고됐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최승준도 “(스스로)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라며 “장점인
팀의 가을야구 진출 또한 당연히 이뤄내고 싶다는 최승준. “집에서 TV로 포스트시즌을 지켜봤는데 부러웠다. 우리 팀도 뛰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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