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사자군단의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한 박해민(27·삼성)은 멈출 줄 모른다. 그의 새해 다짐은 하나다. “내가 잘 해야 한다. 그리고 더 잘 해야 한다.” 아직 그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부족한 게 많다.
박해민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이 커졌다. 이제는 대체불가다. 1번 중견수는 그의 자리다. 그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는 게 연봉이다.
박해민은 연봉 2억3000만원에 계약했다. 야수 고과 1위였다. 8000만원은 팀 내 최다 인상 금액이다. 2014년 연봉 2400만원의 선수는 3년 만에 1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 박해민은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아프지 않는 게 그의 바람 중 하나다. 그렇다고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의사는 없다. 올해도 ‘슈퍼캐치’ 퍼레이드는 계속된다. 사진=MK스포츠 DB |
박해민은 “김한수 감독님께서 부임하신 뒤 육성과 경쟁을 많이 강조하셨다. 나도 안심할 수 없다. 그 자리를 노리는 팀 내 좋은 외야수가 많다. (지난해까지 주전이었다고 해도)내가 부진하거나 다칠 경우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지난해 정규시즌 막바지 허리 통증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주변에선 ‘다칠 수 있으니 살살 하라’는 조언도 했다. “다치지 않고 내 할 일만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박해민의 발언 중 할 일은 수비가 포함돼 있다.
박해민의 별명은 ‘슈퍼캐치’다. 빠른 발과 넓은 반경 등 KBO리그 내 정상급 수비 실력을 갖췄다. 어려운 타구도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그의 수비는 ‘예술’과 같았다. 이는 박해민의 최대 강점이다. 부상을 우려해 몸을 사리고 싶지 않다. 올해도 그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계속된다.
박해민은 “물론 몸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아팠던 경험을 하니 절실히 느껴졌다. 그래도 수비 시 허슬 플레이는 내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것마저 없다면 내 장기가 없다. 이를 고수하되 안 다치도록 신경을 써야겠다”라고 밝혔다.
박해민은 올해 삼성에서 잘 해야 하는 선수로 자신을 꼽았다. 그는 “키플레이어까진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내가 잘 해야 할 것 같다. 테이블세터를 맡을 경우, 출루해 중심타선에 밥상을 잘 차려야 팀 득점력이 높아질 수 있다. (구)자욱이, (이)승엽이형, (이)원석이형 등 모두 잘 치니까 내가 찬스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해민은 3년 연속 출루율(0.381→0.362→0.357)이 떨어졌다. 돌격대장을 맡을 그에겐 과제다. 볼넷과 사구를 얻어 출루율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안타를 많이 때리는 것이다.
↑ 박해민의 2017년 목표는 잘 쳐서 안타를 많이 기록하는 것이다. 타격 폼의 변화도 줄 계획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박해민은 예전부터 ‘타격만 잘 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는 “아직은 내가 부족하다. 더 많이 노력해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라며 “특별히 올해 세운 목표는 없다. 오로지 타격이다. 많이 보완해야 한다. (스프링캠프 동안)타격 폼도 바꾸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해민은 지난해 11월 KBO리그 시상식에 참석했다. 타이틀을 수성한 이는 장타율의 테임즈와 도루의 박해민 등 2명. 밀워키로 이적한 테임즈가 불참하면서 2년 연속 단상에 오른 건 박해민이 유일했다.
그는 당시 도루 3연패와 함께 또 다른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타 부문이다. 박해민은 지난해 169개의 안타를 쳤다. 개인 최다 기록(13위). 그러나 1위 최형우(195개·KIA)보다 26개가 적었다.
그 꿈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단, 올해 이루겠다는 건 아니다. 은퇴 전 이루고 싶은 꿈이다. 박해민에겐 큰 목표이며 열심히 달려야 할 동기부여다. 그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더 잘 해야 한다
박해민은 “홈런보다 안타를 많이 때리는 게 나나 팀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지난해 시즌 초반(4월 0.173) 부진했다. 시범경기(0.393)가 독이 됐다. 그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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