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파이널 보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무너졌다. 개막전부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불안했다. 다행히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찜찜함이 남는다. 너무 많이 던진 게 화근이었다.
오승환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 8회초 1사 1, 2루에서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구원 등판해 8회 위기를 넘겼지만, 9회 사구와 안타, 홈런을 허용하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날 기록은 1⅔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2사구 3실점. 평균자책점은 16.20이었다.
8회 14개의 공을 던지며 위기를 막은 오승환은 8회말 팀 동료 그리척의 2점 홈런이 터지며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9회초 선두타자로 상대한 컵스 4번타자 벤 조브리스트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말았다. 다행히 후속 에디슨 러셀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 블론세이브 오승환. 오승환이 개막전 식전행사에서 구단 마스코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세인트루이스)=ⓒAFPBBNews = News1 |
결국 다음 타석에 들어선 윌슨 콘트라레스에 오승환은 84마일(135km)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3-3이 되며 오승환은 시즌 첫 블론세이브다. 존 제이와 하비에르 바에즈를 차례로 범타로 처리한 오승환은 추가 실점 없이 9회를 마쳤다. 투구수는 38개로 마무리 투수로는 많은 편이었다. 다행히 그리척이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오승환은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오승환이 못 던졌다고 탓할 수는 없다. 마무리 투수를 아웃카운트 5개가 남은 상황에서 셋업맨을 올리지 않고 곧바로 마운드에 올린 마이크 매서니 감독의 용병술을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오승환이 단단하고 안정적인 마무리이긴 하지만, 너무 막 굴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매시니 감독은 이전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 때도 잦은 등판과 많은 투구수로 구설에 올랐다. 오승환 역시 지난해 불펜 요원으로 활약하며 2이닝을 마무리로 등판한 경우가 잦았다. 지난해 오승환이 던진 79⅔이닝은 내셔널리그 불펜 중 5위, 76경기는 7위, 투구 수 1303개는 8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많이 일했다는 방증이다. 그 중 11경기에서 1이닝 이상 소화했다.
문제는 연투다. 오승환은 한국시절 4이닝 이상, 4일 연투를 한 적이 있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 시절인 2014년에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포스트시즌까지 12경기를 연투한 적이 있다. 당시 구속이 140km 중반으로 떨어진 적이 있다. 일본 마지막해에는 잦은 등판으로 허벅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2일 연투가 14회, 3일 연투가 4회 있었다.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물론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오승환은 76경기에 등판, 79⅔이닝 6승3패 19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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