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내 눈에는 다들 빨리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잘 보인다.” 장정석 넥센 감독의 발언대로 7일 영웅군단의 눈빛은 승리에 굶주려 있었다. 개막 후 5연패. 최악의 출발에 더그아웃 내 웃음기도 많이 사라졌다. 그 목마름을 마침내 풀었다. 넥센다운 야구로 첫 승을 거뒀다. 장 감독도 마침내 ‘승장’이 됐다.
넥센이 고난의 길을 걸은 이유는 분명했다. 투-타 불균형이 심했다. 5경기를 치러 11득점 36실점을 기록했다. 득실차가 무려 -25였다. 최소 득점 2위-최다 실점 1위의 타이틀. 평균자책점은 7.33이었다. 롯데와 원정 2연전에서만 17점을 허용했다.
↑ 장정석 감독이 넥센 지휘봉을 잡은 지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그 승리의 주역인 밴 헤켄과 박동원.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넥센은 5경기를 치르면서 1번도 리드하지 못했다. 그리고 뒤집지도 못했다. 안타가 적은 건 아니다. 37개로 경기당 평균 7.4개였다. 그러나 결정타가 아니었다. 장 감독은 “산발적인 안타가 많다. 결정타는 없고 병살타가 많으니 겨기가 꼬인다. 실타래를 풀려고 타순도 어떻게 짜야 할지 고심한다. 홈런이 터졌으나 이미 승부가 기운 뒤다”라고 했다.
마운드도 계산이 서지 않는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최원태(6이닝 5실점)와 오주원(4이닝 4실점)은 실점이 많았다. 박주현은 지난 6일 경기에서 6점을 허용했다. 장 감독은 “내 계산과 다르게 수가 틀리니 답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그렇다고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일부 조정만 있다. 장 감독은 “뭔가 큰 폭의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 타격도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순리대로 가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 순리대로 꼬인 실타래가 풀린 7일 두산전이었다.
↑ 밴 헤켄은 니퍼트와 에이스 대결에서 웃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LG와 개막전(6이닝 2실점 1자책)에서 야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던 그는 이날도 불운했다. 2회말 2사 1루서 김재호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우익수 대니 돈이 타구를 못 잡았다.
일주일 전과 또 하나 같은 것은 밴 헤켄의 호투였다. 밴 헤켄은 실점 이후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3회말을 빼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2루를 밟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일주일 과 다른 것은 타선이었다. 서건창의 3루타로 만든 1회초 2사 3루 찬스를 놓치며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 같던 타선은 4회초 마침내 폭발했다.
서건창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든 뒤 제구가 흔들리는 니퍼트를 괴롭혔다. 2사 1루서 연속 볼넷을 얻어 베이스를 가득 채우더니 박동원이 니퍼트의 실투를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각종 기록이 새로 쓰였다. 넥센의 1호 역전, 1호 리드. 그리고 니퍼트의 폭투로 3루 주자 김하성이 홈을 밟으면서 4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넥센의 시즌 1경기 최다 득점(3)을 갈아치웠다.
↑ 주장 서건창은 동점 홈런 포함 4안타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넥센의 첫 승에 이바지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넥센은 지난해 뛰는 야구의 선두였다. 237시도 154성공 모두 10개 팀 중 최다였다. 그러나 올해는 도루 시도가 3번(성공 2회)에 그쳤다.
잘 안 뛰던 넥센은 이날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두 차례(6회 고종욱·7회 서건창) 베이스를 훔쳤다. 그 중 1번은 쐐기 득점으로 이
그리고 의미 있는 1호 기록은 또 있었다. 서건창은 9회초 2루타까지 치면서 개인 및 팀 1호 사이클링 히트(통산 22호)의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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