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 내야수 정현(23)은 진지하고 생각이 많다. 완벽주의자 성향도 있다. 어떤 것을 계획했을 때 해내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이다. 자신의 성격 때문에 가끔은 벅찰 때도 있지만 그것은 정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지난 2014년 말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서 kt로 이적한 뒤 바로 군대를 다녀왔다. 상무야구단서 2년 동안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졌다는 게 주위에서 바라보는, 그리고 정현 스스로 바라보는 성과다. 정현은 팀 내에서 ‘진지남’으로 통한다. 혹자는 아직 군기가 덜 빠져서 진지한 면이 더욱 부각된다는데, 군기와는 상관없이 워낙 그렇다. 특히 야구를 대할 때는 진지함의 농도가 더욱 진해진다.
↑ 야구를 대할 때 더욱 진지해진다는 kt 위즈 정현. 사진=강윤지 기자 |
정현은 이에 대해 “군대 가기 전에도 1군을 왔다갔다는 했는데 경기 뛴 경험이 적다 보니 정보가 없다. 1군과 2군은 실력 차가 있으니까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어플을 이용해 계속 분석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경기를 뛰든 아니든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고 분석을 다 하려고 마음먹었다. 자료는 계속 모으고 있다. 1년 정도 하면 머릿속에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상대에 대한 공부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도 한다. 정현은 “매일 일기를 써서 잘된 것, 배운 것 등 자신에 대한 것을 적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일기에 들어가는 주된 내용은 타격감 유지다. “타격감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경기를 나가다 안 나가다 하면 분명 페이스가 떨어지게 되는데, 요즘에는 유지가 돼서 이유를 생각해봤다. 마음이 똑같아서 그런 것 같다. 마음이 변하면 자세가 변한다고 하던데, 군대 다녀와서 멘탈이 강해진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본인 설명에 의하면 “유니폼을 입었을 때 (진지함이) 늘어난다”는데, 애초에 진중하고 과묵하다. 하지만 말을 아끼는 이유도 분명하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정현은 “말이 많아지면 분명 실수하게 돼 있다. 친구들이랑은 괜찮을 수 있는데, 같은 말이라도 선배가 기분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팀 내 절친이라는 심재민(23)과도 그렇다. 1군서 유일한 동갑에 집까지 가까워 유독 친하다는데 두 사람 사이서도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정현은 “밥 먹자 하면 밥 먹고, 커피 마시자 하면 커피 마시고 그렇다”고 웃었다.
3루는 시즌 시작을 앞두고 kt서 가장 고민한 포지션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맡아 최고의 능력을 보여줬던 자리이기에 젊은 선수들 누가 맡아도 비교가 되고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현재 kt의 3루는 심우준(22)이 선점했다. 그러나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정현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워 부분에서는 자신 있다. 외국인 선수만큼 하려는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부담감은 안 생기는 것 같다. 내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되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1차 목표는 전지훈련 완주, 2차 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 정현은 두 목표를 다 이뤘다. 그 다음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목표를 밝히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당당하게 “타율 2할 7푼 이상”과 “에러는 최대한 줄일 것이다. 누가 봤을 때 납득할 수 있는 실수만 하고 싶다”고 말한다.
당찬 목표가 있지만 사실 결과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준비는 확실하게 한다. 자신과의 약속은 무조건 지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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