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마지막 기회'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기에는, 시즌이 아직 많이 남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다. 이번 등판에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그렇지않아도 선발 자원이 넘치는 LA다저스에서 류현진의 설자리는 더 좁아질지도 모른다. 이번 등판의 목표는 오직 하나, '비정상의 정상화'다.
마이애미 말린스(에딘슨 볼퀘즈) vs LA다저스(류현진)
5월 19일 오전 11시 10분(현지시간 18일 오후 7시 10분), 다저스타디움, 로스앤젤레스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플로리다(마이애미)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류현진의 지난 등판은 사진의 찡그린 그의 표정같았다. 비정상적이었던 모습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악몽
지옥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류현진에게 지난 등판(12일, 이하 한국시간)은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였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8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0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을 세우면서 또하나의 오점을 남겼다. 벤치의 운영도 현명하지 못했다. 조기 강판이 마땅했지만, 불펜 소모를 줄인다는 이유로 4회까지 공을 계속 던지게 해서 피해가 10실점으로 늘어났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구종으로 안타를 얻어맞았다. 볼넷도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많았다. 앞선 다섯 차례 등판에서 26 2/3이닝을 던지며 단 8개의 볼넷을 허용한 투수가 맞나 싶을정도였다. 막판에는 심판의 투구 동작 지적에 흔들리며 보크를 범했다. 그도 사람이기에 무너질 때가 있지만, 이날은 조금 심했다. 던지고 나서 특별히 아픈 곳이 보고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최악인 경기였다.
굶주린 괴물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이 악몽같았던 등판에 대해 "그저 한 경기였을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를 부상자 명단에 넣어버리는대신 다음 상대로 마이애미 말린스를 붙여줬다. 마이애미는 14승 25패를 기록중으로,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 단 세 팀 있는 3할 승률팀 중 하나다.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한 이후 단 한 번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했다. 그러니까 5월에는 한 번도 시리즈를 이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 세인트루이스-애틀란타-휴스턴으로 이어진 홈 9연전을 1승 8패라는 끔찍한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로스앤젤레스-오클랜드로 이어지는 원정 5연전길에 나섰다.
↑ 저스틴 보어는 최근 마이애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저스틴 보어는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444(18타수 8안타) 4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좌타자이기에 류현진을 상대로 선발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류현진이 좌타자에게 더 약한 리버스 스플릿 투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돈 매팅리 감독이라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보어는 이번 시즌 좌완을 상대로도 타율 0.261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중이다.
데릭 디트리치(좌완 상대 13타수 8안타), J.T. 레알무토(23타수 9안타)는 '좌완 킬러'다. 마르셀 오즈나와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좌완을 상대로 각각 21타수 8안타를 기록중이다. 스탠튼은 지난 2015년 다저스타디움을 찾았을 당시 좌측 외야 관중석을 넘어가는 비거리 145미터짜리 장외홈런을 터트린 경험이 있다. 그런 타구는 한 번 구경한 것으로 족하다.
홈, 스위트 홈
이번 등판은 세번째 홈경기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원정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9(19 1/3이닝 12자책), 홈 2경기에서 3.97(11 1/3이닝 5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적은 표본이지만, 홈에서 확실히 더 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홈에서 마이애미를 한 차례 상대한 경험이 있다. 2013년 5월 12일 마이애미를 상대로 6 2/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승을 거뒀다. 당시 상대한 타자 중 지금도 마이애미에 남아 있는 타자는 오즈나 한 명이다.
↑ 상대 선발 볼퀘즈는 이번 시즌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사진=ⓒAFPBBNews = News1 |
동병상련
상대 선발은 우완 에딘슨 볼퀘즈. 2014년 잠시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경험이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와 2년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개막전 선발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지금 모습은 초라하다. 7경기에 선발로 나와 평균자책점 4.41(34 2/3이닝 17자책)을 기록중이다. 9이닝당 볼넷 6.2개로 데뷔 시즌이었던 2005년(7.1) 이후로 가장 나쁜 기록이지만, 동시에 9이닝당 탈삼진도 9.6개로 늘어났다.
류현진은 그래도 1승이라도 있지, 볼퀘즈는 이번 시즌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마이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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