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신태용호가 U-20 월드컵 최다 우승국 아르헨티나마저 격침했다. 기니전의 화끈한 골 잔치, 그리고 신바람 나는 연승이다. U-20 월드컵에서 베네수엘라(B조)에 이어 두 번째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U-20 대표팀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2차전서 2-1로 이겼다. 기니전 대승의 주역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가 나란히 골을 터뜨렸다.
지난 20일 기니를 3-0으로 꺾은 한국은 2승(승점 6점)으로 A조 단독 선두를 차지했다. 오는 26일 잉글랜드(승점 4점)전에서 패해도 조 2위를 확보하게 돼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잉글랜드와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 이승우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2차전서 전반 18분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잉글랜드에 대패하며 위기에 몰린 아르헨티나가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다. 우베다 감독은 잉글랜드전 같이 점유율을 높이며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이에 대한 한국의 전술은 일단 ‘지키기’였다. 3선을 스리백(3-Back)으로 바꾼 한국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차단했다.
꾹 참고 버티던 한국은 빠른 역습으로 아르헨티나의 수비를 허물고자 했다. 잉글랜드를 참고한 셈. 단, 속도감을 더욱 높였다. 그리고 이는 통했다.
↑ 조영욱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2차전서 전반 39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흐름이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전반 18분 하프라인에서 조영욱(고려대)의 패스를 받은 이승우가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갔다.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치더니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환성과 탄성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판타스틱 골’ 이승우는 기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기니전을 마친 후 “생각보다 더 강한 아르헨티나를 어떻게 공략할 지는 이제부터 연구하겠다”던 신 감독은 과제를 잘 풀었다. 준비만 잘 하 게 아니다. 완벽히 실행에 옮겼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수비 배후 빈 틈을 노렸고, 전반 39분 김승우(연세대)의 패스와 조영욱의 침투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 백승호가 골키퍼 페트롤리를 속이고 깨끗이 성공시켰다.
한국이 전반 42분까지 시도한 슛은 단 2개. 모두 골로 연결됐다. 놀라운 성공률. 그만큼 칼날은 뾰족했고, 1번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 전반 42분까지 한국의 슛은 2개였다. 이승우(왼쪽)와 백승호(오른쪽)이 날린 슛은 모두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었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한국의 무실점 행진은 139분 만에 끝났다. 후반 들어 더욱 거세진 아르헨티나의 공세에 후반 5분 골문이 열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루이스 토레스가 1대1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시험대에 올랐다. 버텨야 했다. 골키퍼 송범근(고려대)의 선방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후반 7분 이승모(포항 스틸러스)의 투입으로 바꾼 포백(4-Back) 수비는 몸을 아끼지 않으며 차단했다. 아르헨티나가 제 아무리 두들겨도 막고 또 막았다. 아르헨티나가 잘 했지만 한국이 더 절 했다. 승리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 골키퍼 송범근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아르헨티나와 2차전서 후반 5분 실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실점은 없었다. 사진(전주)=김영구 기자 |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