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좌완 선발 알렉스 우드의 부상자 명단 등재로 찾아온 선발 기회, 다시 익숙한 옷을 입은 류현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LA다저스(류현진) v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카를로스 마르티네스)
6월 1일 오전 9시 15분(현지시간 5월 31일 오후 7시 15분), 부시스타디움, 세인트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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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어울리는 옷을 입은 류현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AFPBBNews = News1 |
전화위복
7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75(36이닝 19자책)의 성적을 기록한 류현진은 선발 로테이션 정리 작업의 일환으로 보직이 선발에서 롱 릴리프로 변경됐다. 이런 조치를 좋아할 선발 투수는 아무도 없고 류현진도 썩 반기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그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5월 26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 팀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최고의 투구 내용이 자신이 원치 않았던 역할에서 나오는 아이러니를 경험한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있을 곳은 선발"이라고 목놓아 외쳤다.
그의 퍼포먼스에서 자신감을 느낀 다저스는 우드의 대체자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찾는대신 류현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상대는 지난 등판에서 맞붙은 세인트루이스다.
팀이 시즌 첫 단독 선두에 오른 상황, 제일 잘나가던 선발 투수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르는 자리다. 그만큼 부담이 클수밖에 없다. 유감스럽게도 이날 등판을 잘한다고 다음 선발이 보장되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또 가까운 미래에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다. 그만큼 더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
승리가 절실한 홍관조
류현진이 상대할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하락세를 타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2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승 2패)에게 연이어 시리즈를 내준데 이어 LA-콜로라도로 이어진 서부 원정 6연전도 2승 4패로 마쳤다. 다시 홈으로 돌아와 다저스를 상대했지만,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1일 경기까지 내주면 이번 4연전을 내주는 꼴이 되기에 세인트루이스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최근 경기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타자는 좌익수 토미 팜(20타수 8안타 2홈런 3타점), 그리고 신인 내야수 폴 데용(8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이다. 두 선수에게서는 장타를 맞이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제일 먼저 만날 가능성이 높은 덱스터 파울러는 꼭 잡고 가야할 타자다. 제드 저코는 한방이 있는 선수.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2개 홈런을 기록했다. 전날 경기에서 2안타 3타점으로 부활 조짐을 보인 야디에르 몰리나도 조심해야 한다.
경계해야 할 타자가 또 한 명 더있다. 상대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다. 이번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 6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그중 2루타가 2개였다. 내셔널리그 경기에서 투수에게 안타를 맞으면 그날 경기는 꼬이기 마련이다.
↑ 지난 2013년 8월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등판한 류현진의 모습. 저때는 머리가 길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맞대결의 추억
류현진과 마르티네스는 한 차례 맞대결을 한적이 있다.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월 9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는 마르티네스의 선발 데뷔전이었다.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전날 경기에서 선발 셸비 밀러가 1회 첫 타자 칼 크로포드의 타구에 팔을 맞자 그를 강판시켰고, 2회부터 다음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제이크 웨스트브룩을 올렸다. 그리고 웨스트브룩이 원래 나올 예정이었던 9일 경기에 마르티네스를 선발로 올렸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류현진은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반면, 마르티네스는 4 2/3이닝 7피안타 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5-1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시즌 11승, 마르티네스는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고, 둘의 위치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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