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15일 오후 3시가 다 됐을 무렵,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린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자리에 앉은 이 위원장은 오래 침묵하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겠다”라며 입을 뗐다. 본편은 예고편과 다르지 않았다. 하루 전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히면서 감독 교체를 시사했던 그는 2년 9개월 동안 한 배를 탔던 슈틸리케 감독과 물러난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주요 의제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였다.
↑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15일 오후 파주NF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계약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그 역시 기술위원장을 사퇴한다. 사진(파주)=김영구 기자 |
한국은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 현재 4승 1무 3패(승점 13점)를 기록했다. 불안한 A조 2위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이 바짝 뒤쫓고 있다.
불과 2달 전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지만, 지난 14일 카타르와 8차전에서 충격적인 2-3 패배를 했다. 주변 상황이 한국을 도왔으나 정작 제 힘을 못 쓴 슈틸리케호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 위험천만한 상황을 슈틸리케 감독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은 사라졌다.
결국 정정용 U-18 대표팀 감독과 송주희 화천KSPO 코치를 제외한 9명의 기술위원과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 경질로 뜻을 모았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동반 사퇴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직후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된 이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의 뒤를 이을 사령탑 선임이 그의 첫 주요 업무였다. 슈틸리케 감독 선임도 그의 작품이었다. 결국, 그는 슈틸리케 감독과 공동운명체였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과 전화통화로 상호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라며 “A대표팀 감독은 1경기 결과에 책임을 진다. 기술위원장 또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책임을 갖는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좋은)결과를 만들어야 했으나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해 (기대에)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 기술위원장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왼쪽)과 이용수 기술위원장(오른쪽)의 동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의 총 사퇴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기술위원들에게 오늘 말고)후임 기술위원장이 선임된 뒤에 (사퇴 여부를)결정하라고 했다. 그런데 몇몇 분은 여러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떠나면서 기술위원회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급 대표팀 감독을 선임 및 해임할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만큼 그에 따르는 후폭풍도 심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가 대표팀 감독 거취와 계속 연결될 필요한가에 대한 의견이 있었다. 감독 선정은 필요할 때마다 별도 기구를 만들어 진행하는 게 어떤가 싶다. 축구협회에 이 건의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끝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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