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2017시즌이 반환점을 돌면서 각종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줄곧 선두를 유지하던 KIA를 바짝 추격하던 NC가 공동 선두까지 따라가면서 상위권 경쟁에 불이 붙었고, SK가 연승 바람을 타면서 3위로 올라서는 등 SK-두산-LG-넥센의 중위권 경쟁도 뜨겁다. 팀 성적만큼이나 개인 기록, 성적 경쟁도 불꽃을 튀고 있다.
서건창(28·넥센)은 지난 25일 고척 LG전서 안타 2개를 때려 시즌 100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70번째 경기(팀 73경기) 만에 거둔 성적. 28일 경기까지 시즌 101개의 안타로, 손아섭(29·롯데)과 함께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서건창을 두고 ‘Again 2014’라는 말이 나오는 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 지난 25일 고척 LG전 8회말 안타를 때려내 2017시즌 가장 먼저 100안타를 선점한 서건창. 사진=김재현 기자 |
2014시즌 서건창은 그동안 ‘신의 영역’이었던 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 나온 대기록이었다. 당시 서건창은 128경기에 출전해 총 201안타를 기록했고, 그 해 최다 안타를 비롯해 타율, 득점왕까지 타격 3관왕에 올랐다.
그 전까지 시즌 최다 안타는 1994시즌 이종범(당시 해태)이 기록한 196안타로, 19년 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이었다.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200안타에 1개가 모자랐던 서건창은 10월 17일 목동 SK전서 첫 타석 2루타로 200안타를 쳤고, 8회 안타 1개를 추가하면서 최종 201안타를 기록했다. 당시 25세 1개월 25일의 나이였다.
128경기 체제였던 2014시즌 서건창의 KBO리그 사상 최초 200안타 기록이 나왔고, 이듬해부터 144경기 체제로 전환되면서 200안타 기록은 이전보다 쉬워지는 듯 했다. 많은 기록들 중 200안타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걸로 예상됐다.
그러나 2015시즌 최다 안타 188안타(유한준), 2016시즌 195안타(최형우)로 두 시즌 동안 200안타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3년이 지나고, 2017년의 서건창이 과거의 자신에게 다시 도전하고 있다.
↑ 2016시즌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냈던 최형우. KIA로 이적한 첫 시즌인 올해도 꾸준한 타격으로 4번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2014시즌부터 극악의 타고투저 경향이 고개를 들면서 타격 수치들도 함께 치솟았다. 게다가 2015시즌부터 경기 수까지 늘어나 역대 시즌 최다 안타 순위표에도 대변동이 있었다. 200안타가 다시 나오지는 않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엇비슷한 개수의 안타를 때려낼 수 있었다.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보면 2014시즌 서건창(201안타) 다음으로 1994시즌 이종범(196안타)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이 외 1990년대 기록은 공동 5위 1999시즌 이병규의 192안타, 8위의 1999시즌 마해영의 187안타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2015~16 두 시즌 동안 달성된 기록이다.
2016시즌 최형우(195안타)가 3위, 2016시즌 김태균(193안타)이 4위, 2016시즌 이대형(192안타)이 공동 5위, 2015시즌 유한준(188안타)이 7위, 2016시즌 손아섭(186안타)이 9위, 2015시즌 나성범(184안타)이 10위, 2016시즌 서건창(182안타)이 11위, 2015시즌 박병호(181안타)와 2015시즌 에릭 테임즈(180안타)가 각각 12,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 144경기 체제에서는 페이스 유지가 더욱 어렵다. 2016시즌 초중반까지 2년 전 서건창과 비슷한 페이스를 달렸던 김문호였지만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졌다. 사진=김영구 기자 |
프로야구 원년부터의 기록을 보면 일자를 기준으로 시즌 100안타를 선점(KBO는 일자 기준, 최소 경기를 다른 경우로 기록하고 있다) 한 선수가 시즌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해 최다 안타 타이틀을 따낸 건 35번 중 16번(약 46%) 있었다. 2010년대 기록으로 한정해도 7번 중 3번(약 43%)으로 비슷한 비율을 나타낸다. 150안타를 선점한 타자는 24번 중 19번(약 79%). 이는 과거 많은 경우 150안타 언저리서 그 해 최다안타왕이 가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수가 144경기까지 늘어나면서는 100안타 및 150안타 선점의 의미는 다소 흐릿해진 것으로 보인다. 2015시즌 가장 빠른 시점에 100안타를 돌파한 건 박병호(당시 넥센). 7월 3일 시즌 76경기 만에 100안타를 기록했던 그는 시즌 총 181안타(3위)로 시즌을 마쳤다. 최소 경기인 74경기, 7월 8일 100안타를 기록했던 이용규(한화)는 124경기 168안타(7위)로 경기 수의 벽을 넘지 못하고 랭킹에서 밀렸다.
2016시즌에는 김문호(롯데)가 100안타를 선점했다. 김문호의 시즌 초중반 페이스는 대단했다. 꿈의 200안타를 돌파했던 2014시즌 서건창에 비견했다. 2014시즌 서건창은 64경기 만에 100안타를 기록했는데, 2016시즌 김문호는 65경기 만에 기록했다. 경기 수가 더 늘어난 만큼 수치상으로는 200안타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지만 그 벽을 깨지는 못했다. 김문호는 140경기에 출전해 171안타(12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와 동시에 150안타 선점의 의미도 과거보다 줄었다. 150안타 선점 역시 100안타와 마찬가지로 박병호가 가장 빠른 시점(8월 23일)에, 이용규가 최소인 109경기(9월 12일) 만에 150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해 최다안타왕은 188개의 안타를 때려낸 유한준이 차지했다. 유한준은 가을에 페이스가 바짝 올랐다. 9월 타율 0.410(83타수 34안타)의 맹
2016시즌에는 정의윤이 8월 20일 경기서 150안타를 때려냈지만 그 해 최종성적은 179안타(6위)였다. 최다안타왕은 195안타의 최형우에게 돌아갔다. 최형우도 1년 전 유한준과 마찬가지로 9월 이후 성적이 뛰어났다. 28경기 타율 0.440(100타수 44안타)으로 같은 기간 리그 타격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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