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선수 1명이 승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기대했고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계했지만 이적 후 데뷔전을 치르는 이명주(서울)의 ‘한계’를 꼬집었다.
이명주의 ‘클래스’는 확실히 달랐다. 이명주가 가세한 서울의 중원은 더욱 탄탄했다. 다만 실전 감각 회복과 체력 및 조직력 강화라는 과제는 뚜렷했다.
2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서울-전북전. 서울의 베스트11에 이명주가 포함됐다. 알 아인과 계약이 만료된 뒤 서울로 둥지를 튼 이명주의 첫 경기다. 황 감독은 “90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다”라며 변수가 없는 한 풀타임 기용을 예고했다.
↑ FC 서울로 이적한 이명주는 2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전북 현대전을 통해 첫 경기를 치렀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이명주는 합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서울은 친정도 아니다. 이날 베스트11 중 이명주와 함께 포항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수는 조찬호 정도였다. 황 감독과 최 감독이 우려한 부분이다. 단번에 녹아내리기는 힘들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한다면.
이명주의 가세로 서울의 중원은 활기가 넘쳤다. 때로는 동선이 겹치기도 했지만 많이 뛰는 이명주의 움직임은 서울에게 ‘플러스 요인’이었다. 이명주는 수비도 적극 가담했다. 후반 7분 최철순의 오버래핑을 차단한 뒤 이재성의 경고를 유도했다.
중원 다툼은 이날 두 팀 사령탑이 꼽은 승부처였다. 황 감독은 “중원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했다. 서울은 이재성, 로페즈, 이승기, 신형민, 장윤호가 버티는 전북과 겨뤄 밀리지 않았다.
공격 전개도 매끄러웠다. 서울은 전반 슈팅 7-4로 전북에 앞섰다. 전반 35분에는 먼저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7분에는 김치우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이명주는 3년 만에 K리그 복귀 무대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1-1로 맞선 후반 12분 골문 앞에서 박주영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박주영의 슈팅은 전북 수비에 막혔다. 그러나 후반 49분 박주영의 천금 같은 극장골을 도왔다. K리그 11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장마전선으로 영향으로 비가 퍼부은 그라운드였다. 빗줄기는 후반 들어 더욱 거세졌다. 체력 부담이 따르는 환경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명주의 움직임도 전반에 비해 다소 둔탁해졌고 활동반경도 좁아졌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다. 이적 절차로 인해 상대적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
↑ FC 서울로 이적한 이명주(왼쪽)는 2일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전북 현대전을 통해 첫 경기를 치렀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뛰었지만 앞으로 이명주가 풀어야 할 과제다. 동료와의 호흡도 좀 더 맞춰야 한다. 황 감독의 말대로 시간이 필요하다. 첫 술에 배부르기 어려웠지만 희망은 엿봤다. 이명주가 뿌리내리면 더 강해질 서울을 기대하기에는 충분했다.
한편, 서울은 극적으로 전북을 2-1로 이겼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VAR에 의해 고요한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돼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40분 신형민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잡았다.
고요한이 후반 47분 김진수의 수비를 틈 타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또 다시 골포스트를 때렸다. 골 운이 따르지 않던 서
서울은 6승 7무 5패(승점 25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6위 수원(승점 27점)과는 승점 2점차다. 반면, 시즌 3패째를 거둔 전북(승점 35점)은 2위 울산(승점 32점)와 간극이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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