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팀당 75~79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3-4-3으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충분히 뒤집을 기회가 남아있지만 최대 격전지는 중위권이다.
4위 넥센과 7위 롯데는 2경기차다. 5위 두산과 6위 LG는 그 사이에 끼어있다. 1,2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간극이다. 4위 넥센과 3위 SK의 승차는 4경기, 7위 롯데와 8위 한화의 승차는 3경기로 이보다 더 촘촘하게 몰려있는 중위권이다,
전반기까지 9경기가 남았다. 중위권 맞대결은 물론 상위권과도 맞붙어야 하는 일정이다. 저마다 최대한 승수를 쌓아 높은 순위에 올라있기를 희망한다. 9연전을 앞둔 가운데 격전을 치러야 하는 4개 팀의 현재 속사정은 어떨까.
↑ 넥센 타선이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32일 만에 4위까지 오른 넥센은 3일 현재 승패 마진 +2를 기록하고 있다. 적지에서 최하위 kt를 만나 2승을 챙겼다. 성에 차지 않는다. 장정석(44) 넥센 감독은 “전반기까지 승패 마진을 +5에서 +7까지 맞추겠다”고 밝혔다. 잔여 9경기에서 6,7승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넥센이 도약하고 있지만 반사이익을 누린 효과도 있다. 게다가 최근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신인상을 수상한 신재영(28)은 4경기 동안 승리 소식이 없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7.23으로 매우 높다. 대량 실점이 2번, 조기 강판이 2번이었다. 결국 신재영을 불펜으로 전환했다.
꾸준했던 한현희(24)는 지난 6월 13일 고척 NC전서 오른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후 전열에서 이탈했다. 현재 재활치료 중이다. 팔꿈치 수술 여파가 있는 조상우(23) 역시 긴 이닝 소화가 어려웠다. 7번의 선발 등판을 끝으로 불펜에서 활동하고 있다.
휘청거리는 넥센에게 구원의 빛이 찾아왔다. 금민철(31), 김성민(23), 윤영삼(25) 등 불펜 투수가 선발진으로 이동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다. 금민철은 선발투수 전환 후 2승 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외국인투수 고민도 어느 정도 해결했다. KBO리그에 적응한 제이크 브리검(29)은 지난 6월 22일 대전 한화전(4⅔이닝) 외 긴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빠졌던 앤디 밴헤켄(38)도 재기하며 선발 걱정을 덜어줬다.
타선 짜임새가 있다. 넥센은 팀 타율 0.296(리그 2위) 득점권 타율 0.31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고척 LG전서 100안타를 기록한 서건창은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5월 23일부터 4번타자를 맡은 김하성도 최근 10경기서 타율 0.385(39타수 15안타)로 맹활약하고 있다.
↑ 어깨 충돌 증후군 진단을 받은 마이클 보우덴은 재활 준비와 구위 점검을 모두 마쳤다. 4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룬 두산은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중위권에 처져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순위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오히려 미끄러졌다. 최근 한화에 잇달아 덜미를 잡히며 겨우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의 주역이었던 ‘판타스틱4’가 삐걱거리고 있다. 활약상은 지난해만 못하다. 마이클 보우덴(31)이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장기 결정하면서 외국인투수 원투펀치의 위력은 반감됐다. 지난해 MVP 더스틴 니퍼트(36)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활약이다. 6월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 14일 잠실 LG전 이후 평균자책점이 9.00에 이르렀다.
국내투수가 버티고 있다. 최근 3연승의 장원준(32)은 6승 5패 평균자책점 3.05로 마운드에 중심을 잡고 있다. 5선발 함덕주(22)는 다소 들쭉날쭉하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잠실 SK전에서 7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유희관(31)은 6승 1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했다. 다만 6월 등판한 6경기에서 6실점 이상이 4번이었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재환(29)이 중심이다. 타율 0.339 17홈런 51타점으로 4번타자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다만 부상은 두산을 시즌 내내 괴롭혔다. 주축선수 민병헌(30)과 양의지(30) 마저 지난 6월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공을 맞아 최소 2주 동안 결장한다.
악재가 낀 두산은 반등의 요소로 보우덴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건강을 되찾은 보우덴은 2군에서 구위 점검까지 끝냈다. 보우덴이 돌아온다면 평균자책점 4.84로 리그 5위에 머물고 있는 두산 선발진에 큰 힘이 된다. 비 때문에 한 차례 복귀가 늦어진 보우덴은 4일 잠실 kt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 LG의 1선발이자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 사진=MK스포츠 DB |
LG는 5할 승률이 깨졌다. 5연패 수렁에 빠지며 6위까지 떨어졌다. 롯데와 이틀 연속 연장 혈투 후유증일까. KIA와 잠실 3연전 싹쓸이 패배는 충격이 컸다. 개막 후 오름세만 탔던 팀은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다.
LG가 자랑하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리그 1위다. 선발진과 불펜의 평균자책점도 각각 3.83(1위), 4.44(2위)으로 상위권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 같이 압도적인 수치가 아니다. 지난 주간 롯데, KIA를 상대로 53실점을 하며 평균자책점 8.44을 기록했다. 선발진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의 높이가 상당히 낮아졌다.
6월 MVP 후보에 오른 데이비드 허프(33)는 7월 첫 등판(1일 잠실 KIA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추락하는 팀을 구원하지 못했다. 헨리 소사(32)는 3연패 중이다. 최근 2경기 연속 7실점을 했다. 평균자책점(3.95)은 4점대가 코앞이다.
5월까지 평균자책점 1.36으로 짠물 피칭을 펼쳤던 임찬규(25)는 6월 이후 6경기에서 5이닝 이상 던진 것이 1번에 불과했다. 류제국(34) 또한 6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6.48로 부진에 빠져있다.
불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장점이었던 불펜마저 최근 불을 지르고 있다. 최근 5경기의 불펜 실점이 28실점(25자책)이다. 중심축인 김지용(29)과 신정락(30)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김지용은 최근 10경기서 11⅓이닝 14피안타 5피홈런 12실점으로 평균자책점 9.26을 기록했다. 신정락도 6월 이후 1승 2패 2홀드 9⅓이닝 17피안타 14실점(13자책) 평균자책점 11.12로 부진했다.
LG는 전반기 잔여 9경기에서 NC(2승 7패), 한화(2승 4패), SK(4승 5패)를 차례로 상대한다. 상대 전적에서 열세로 껄끄러운 상대다. LG는 연패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반등의 힘은 그래도 마운드다. 버텨내야 오를 수 있다.
↑ 장타력을 회복한 이대호는 롯데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롯데는 지난 6월 18일 넥센에 싹쓸이 패배를 했을 때만 해도 하위권 후보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후 반전이 펼쳐졌다. 11경기에서 8승 1무 2패를 거뒀다. 특히 NC와 사직 3연전 스윕으로 최근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 행진이다. 8위보다 4위가 더 가까워졌다.
롯데가 추격의 힘을 갖게 된 계기는 화력이다. 무기력하던 타선이 살아났다. 롯데의 팀 타율은 0.286으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지난 주간 롯데는 팀 타율 0.321, OPS(출루율+장타율) 0.926으로 리그 3위를 차지했다. 61안타 7홈런으로 40득점을 올렸다.
주장 이대호(35)의 활약이 크다. 월별 타율이 점점 떨어진 가운데 장타가 실종됐다. 그러나 지난 6월 20일 수원 kt전에서 2루타를 날린 뒤 달라졌다. 이대호는 지난 주간 타율 0.348 3홈런 9타점을 올렸다. 지난 6월 28일 사직 LG전부터 1일 사직 NC전까지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8안타 중 장타가 4개(2루타 1개-홈런 3개)였다.
이대호의 장타가 살아나니 타선에 응집력도 생겼다. 손아섭(29), 전준우(31), 강민호(32)까지 함께 폭발하며 대량 득점을
덩달아 마운드마저 좋은 성적을 거뒀다. 주간 평균자책점이 3.53으로 한화(3.52)에 이은 2위였다. 그러나 5경기만 가지고 선발진이 안정을 찾았다고 하기 어렵다. 지속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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