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한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전한 영원한 LG의 ‘적토마’ 이병규(42). 그의 간절한 의지는 후배들에게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해야할 지 전달하는 의미로도 남았다.
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전 전후로 지난 시즌 은퇴를 선언한 팀 레전드 이병규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치렀다. LG로서 김용수(은퇴)에 이은 두 번째 영구결번. 타자로서는 최초다. 그만큼 이병규는 LG 프랜차이즈서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타자였으며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타자이기도 했다.
이병규의 성과에 걸맞게 행사는 풍성했다. LG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은퇴식을 모토로 구단이 마련한 이번 이병규 은퇴식은 실제로 그가 직접 타석에 서서 후배들의 공을 받아치는 이벤트 장면을 통해 절정을 이뤘다. 그에게 그리웠을지 모르는 타석과 이를 보고 싶었던 팬들의 열망이 제대로 담겨있었다. 이병규는 초반 연신 방망이를 헛돌리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이내 호쾌한 중전안타를 날리며 스스로 주인공인 행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 대표적 LG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병규(가운데)가 9일 잠실구장서 성대한 은퇴식을 치렀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이병규의 LG 선수 커리어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가을야구 진출이 최대치였다. 스스로도 팬들로서도 아쉬울 부분. 이병규는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나는 선배가 됐다. 그래서 미안하다”며 “후배들이 좀 더 단단한 모습으로 LG 팬들이 원하는 우승의 꿈을 이뤄줬음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유쾌한 표정으로 은퇴식 행사에 임한 이병규지만 우승을 말하는 순간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비장했다.
LG는 현재 리그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성적도 또 이와 함께 잡을 리빌딩도 중요한 시점에 서있다. 최근 흐름은 더욱 좋지 못했다. 해결사가 없다는 이야기, 도약을 위한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곧잘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분명했다.
하지만 9일 경기서 LG는 남다른 집중력을 선보였다. 1회초 실점을 했지만 이내 차세대 주포인 양석환이 회심의 장타 한 방을 날려 분위기를 바꿔줬고 선발투수 데이비드 허프의 돌발 부상에도 계투진이 집중해내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매조지었다. 그러다보니 행운의 비까지 함께해 일찍 승부를 결정지었다. 등판하지는 못했지만 선발자원 헨리 소사도 불펜에서 대기하며 혹시 있을 총력전까지 대비했다.
우승까지 가는 여정은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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