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마이애미) 김재호 특파원] 지난 2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LA다저스 좌완 투수 류현진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알기 어려운 선수’였다. 어깨 부상으로 지난 2년을 수술과 재활 치료에 매달린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전반기가 끝났다. 14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해 72 2/3이닝을 던지며 3승 6패 평균자책점 4.21의 성적을 기록했다. 15개의 피홈런을 얻어맞았고 9이닝당 피안타도 9.9개를 기록했지만, 볼넷 2.7개 탈삼진 8.5개로 이 두 부분에서는 수술 이전(2.0/7.7)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며 한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세이브로 반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로테이션 복귀에 성공했다. ’누군가 너에게 레몬을 주면 그것으로 레몬에이드를 만들어라’라는 서양 격언처럼, 그는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었다. 탁월하지는 않았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왼발 타박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전반기를 마친 그는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시작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4연전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잠시 쉬어가는 이 시간, 동료들에게 먼길을 돌아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지난 10일 올스타 미디어데이에서 그의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 지난 5월 26일(한국시간) 첫 세이브를 기록한 류현진을 축하해주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 사진=ⓒAFPBBNews = News1 |
커쇼 "우리는 그가 필요하다"
"내 생각에 우리는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 클레이튼 커쇼는 류현진을 팀에서 필요한 존재라고 언급했다.
"그는 괜찮게 하고 있다"며 말문을 연 커쇼는 "지금은 부상자 명단에 있지만, 다시 돌아와 잘 던지기를 희망한다. 약간 기복이 있는 모습이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 부상으로 고생한 선수에게서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이라며 동료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류현진이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다저스가 잘나가고 있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라인업 위아래로 타자들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올스타에 6명의 선수가 왔지만, 그밖에도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동료들을 칭찬했다. "브랜든 맥카시가 정말 잘던지고 있고, 리치 힐도 최근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불펜에는 좋은 투수들이 정말 많다. 타선에서도 정말 다양한 선수들이 다양한 활약을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14년 지구 우승을 확정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는 류현진과 터너. 사진= MK스포츠 DB |
터너 "류현진, 올해의 복귀 선수상감"
"100% 가능하다고 본다."
다저스 주전 3루수 저스틴 터너는 류현진이 올해의 복귀 선수상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리더인 그는 "그는 일종의 ’와일드 카드’였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그가 돌아와서 행복하다"며 동료의 복귀를 반겼다.
그는 류현진을 "던질 줄 아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팀을 위해 정말 잘해왔다. 선발로도 길게 던지며 잘해왔고, 불펜으로 가서도 정말 잘해 로테이션에 돌아왔다.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타자들의 균형을 뺏는다. 그는 던질 줄 아는 선수다. 타자들을 공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호평했다.
이번 시즌 팀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는 "많은 선수들이 믿을 수 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며 알렉스 우드, 크리스 테일러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두 선수는 트레이드로 영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입 당시에는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팀의 중심 선수로 성장한 이들이다.
터너는 "프런트 오피스에게 경의를 표한다. 데려오는 선수들이 대부분이 이전에 들어보지 못했을, 섹시하지 않은 이름들이지만 우리 팀에 와서 꽃을 피우고 있다"며 프런트 오피스의 알찬 전력 보강을 칭찬했다.
↑ 올스타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잰슨. 사진(美 마이애미)=ⓒAFPBBNews = News1 |
잰슨 "나는 5주 재활도 힘들었는데..."
"정말 어메이징하다."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은 류현진의 복귀 과정을 ’어메이징’하다고 표현했다. 그가 이렇게 류현진의 복귀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잰슨은 지난 2015년 2월 발에 골절이 발견돼 12주간 재활을 거쳐야 했다.
"그때 나는 12주간 재활하면서 정말 미칠 거 같았다. 그런데 류현진은 그걸 2년간 했다. 정말 먼길을 거쳐서 왔다.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냇다. 재활을 할 때 선수는 정말 강한 마음을 갖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는 해냈다."
그는 이어서 "우리는 그가 팀의 승리를 도울 수 있도록 신경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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