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윤규진(33·한화)이 승리투수가 되는 데까지 꼬박 1달이 걸렸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보직은 두 차례나 바뀌었다.
개인 성적 및 팀 운영에 따라 시즌 중 보직이 변경된다. 하지만 올해 윤규진처럼 빈번하게 바뀐 투수도 없다. 더블 스토퍼로 시즌을 맞이했던 그는 선발진과 불펜을 오갔다.
공백이 생길 때마다 요청이 왔다. 앞문에서 필요하면 앞문으로, 뒷문에서 필요하면 뒷문으로 이동했다. 제 아무리 프로에서 오랜 경험을 쌓을 지라도 잦은 보직 변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 윤규진은 다시 선발투수가 됐다. 사진=김재현 기자 |
윤규진도 그랬다. 2003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어느덧 프로 15년차다. 그래도 쉽지 않다. 아니다. 힘들다. 그는 1달 전 “팀 상황에 맞게 내 역할을 수행할 따름이다. 선발투수와 구원투수, 모두 장단점이 있다. 더 이상 (불펜으로서)연투 부담도 없다. 그래도 선발투수에 대한 (개인적인)욕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규진은 지난 12일 고척 넥센전에서 시즌 6승째(5패)를 거둔 뒤 다시 한 번 보직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잔여 시즌을 선발투수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렇지만 사실 그에게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팀이 그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에게 윤규진은 소방수가 따로 없다. 구멍이 날 때마다 애타게 윤규진을 찾았다.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한 ‘보강’이다.
그만큼 윤규진에 대한 비중이 커졌다. 그는 “사실 팀이 날 찾아주는 게 고맙다. 안 불러주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라며 웃었다.
윤규진은 2014년과 2016년 7승을 올렸다. 앞으로 2번 더 승리투수가 되면 개인 시즌 최다 승을 거둔다. 그 뒤 2승을 추가하면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다. 잔여 경기가 많지 않으나 기회는 충분히 있다. 그는 이제 ‘고정’ 선발투수다.
윤규진은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했다. 연차가 쌓일수록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그는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더 좋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덧붙였다. “팀 성적이 좋지 않다. 최근 들어 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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