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선발 투수 류현진, 반등 비결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59으로 낮췄다. 투구 수 100개, 58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시즌 두번째로 많은 5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그중 1개는 고의사구), 시즌 여섯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앞서 같은 팀과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 다저스 선발 류현진이 경기 도중 3루수 저스틴 터너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지난 등판에서 류현진은 커터를 이용한 범타 유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의 공격적인 타격에 그대로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다섯 가지 구종을 모두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커터 네 가지 구종을 주로 활용했는데 오늘은 '5색조'로 변신했다. 그 도전은 성공했다.
이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슬라이더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78~81마일의 느리지만 낙차폭이 큰,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정도 모습을 갖춘 이 공에 애리조나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3회까지 세 차례 범타를 유도했고, 세 차례 헛스윙을 유도했다. 특히 두 번의 헛스윙은 삼진을 결정짓는 공이었다.
물론 슬라이더도 실투가 있었다. 4회 1사 1, 2루에서 다니엘 데스칼소에게 허용한 2루타가 그것이다. 높게 들어간 슬라이더에 좌측 담장 바로 맞는 2루타를 허용했다. 하필 유일한 실점을 허용한 공이 슬라이더였다. 이 2루타를 허용한 이후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단 한 개만 던졌다.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이날 패스트볼과 같은 빈도로 던지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헛스윙만 다섯 차례를 유도했고, 범타 유도도 네 차례나 있었다. 커터는 초반에는 거의 활용하지 않다가 경기 후반 결정구로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커브는 가장 적은 6개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한 번의 헛스윙을 유도했고 6회 결정적인 병살타를 잡는데 사용됐다.
패스트볼은 초반 93~94마일의 구속이 나오며 힘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에는 구속이 다소 떨어졌다. 그럼에도 상대 타선을 제압하기에는 충분했다. 90마일 초반대의 공으로도 자신이 갖고 있는 변화구의 조합을 통해
류현진은 전날 선발 리치 힐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으며 연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로스터를 구성해야 하는 결정권자들의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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