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숙적을 제치고 기분 좋게 상경한 서울 원정길. 장밋빛전망이 가득해보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KIA 타이거즈의 최근 며칠은 악몽 그 자체였다.
KIA는 지난주 중요한 고비를 잘 넘겼다. 부담 속 2위 두산과의 빅매치도 모조리 따내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전체적인 투타에서의 밸런스도 찾았다. 그리고 맞이할 서울에서의 4연전(넥센-LG).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더 들기 충분했다.
2일 첫 시작만해도 나쁘지 않았다. 초반 리드하다 중반에 따라잡혔으나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했다. 선두팀의 본색이 나오는 가 싶었다. 3일 경기도 마찬가지. 8회까지 7-1로 넥센을 압도하며 6연승을 눈앞에 뒀다. KIA의 베스트 시나리오가 써지는 듯했다.
↑ KIA가 투타의 부진 속 6일 경기도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발 빠른 만회가 필요했던 KIA의 5일부터 잠실 LG원정. 이번에도 중후반까지 유리했다. LG킬러 버나디나가 상대 에이스 차우찬으로부터 결정적 스리런포를 날렸고 7회까지 3-1로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악몽이 반복됐다. 8회부터 불펜진이 투입됐는데 3일 경기와 달리 필승조가 나섰다. 그럼에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또 한 번의 불펜난조. 결국 연장 접전 끝 LG에 패했다. 리그 선두라도, 승차가 크더라도 버티기 힘들 정도의 내상이 더해졌다.
↑ KIA에게 서울 원정 4연전은 좋지 않은 기억만 남았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3연패. 하지만 단순한 연패 정도로 보기 힘들었다. 올 시즌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느낌을 줬다. 서울 원정 기간 주축 리드오프 이명기가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며 버나디나 역시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6일 경기 나서지 못했다. 필승조, 추격조 어떤 조합도 경기 후반을 믿고 맡기기 어려운 구위를
패배는 어느 팀에게나 있는 일. 그러나 충격패가 이어진다면 이는 선두 팀이라 해도 견뎌내기 힘들 정도의 부담이 된다. 악몽의 서울 원정길을 마친 KIA. 순위를 떠나 미래에 대한 고민만 가득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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