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얼핏 상황만 따져보면 LG 트윈스의 5위 달성은 여전히 높은 확률 속에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부담감이 지나치게 많아서일까, 아니면 오히려 반대의 경우라서 일까. 최근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LG의 한 시즌을 돌아볼 때 냉정하게 위기라 불리는 순간은 수차례였다. 바닥을 친 적도 몇 번 나왔다. 그래도 그 때마다 밑에서부터 나오는 힘을 쥐어짜내며 버텨냈고 나름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높은 문턱의 마운드 힘이 컸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확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14일까지 LG는 6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5위 SK와는 1.5경기차. 현재 상황만 보면 5위 고지전에서 LG가 불리해보이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SK는 당장 남은 경기가 8경기뿐이다. 반면 LG는 두 배에 가까운 15경기나 남았다. 극단적으로 SK가 남은 8경기를 모두 잡는다 해도 LG가 3패 이하로 나머지 경기를 쓸어 담는다면 최종승자는 LG쪽으로 기울게 된다(상대전적은 SK가 9승7패로 우위).
↑ LG가 힘겨운 5위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까지 5위 SK에 1.5경기차 뒤진 6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다. 최근 LG의 경기력은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느낌이다. 9월초 마산 원정만 하더라도 무기력한 모습으로 비관적인 전망을 안겼지만 이내 한주 뒤 4승1무1패로 극적인 분위기반전을 이뤘다. KIA-넥센-두산을 상대로 얻은 결과기에 더욱 값졌던 부분. 롯데와의 2연전은 1승1패. 12일 경기는 총체적으로 다소 아쉬웠지만 13일 경기는 또 희망을 줬다. 그러다가 전날(14일) 수원 kt전은 패배는 물론 공·수에서 강한 실망감을 안기며 적지 않은 내상을 당했다.
이 같은 흐름이 사실 LG만은 아니다. 대부분 구단이 시즌 막판 기복을 겪고 있다. 하지만 5위라는 목표가 절박한 LG 입장에서는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결과로 직결되고 있다. 게다가 14일 경기가 보여주듯 패하는 경기에서의 내용이 아쉬웠다. 오랜만에 타선이 폭발하는 경기를 만들었지만 맥 빠지는 수비실수가 연거푸 펼쳐졌고 간신히 따낸 리드상황을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구원투수진은 팬들로 하여금 기대감을 얻기 힘든 내용을 보여줬다. 특히나 하위권에 쳐져있는 팀도 아닌 5강 이상을 노리는 LG이기에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음도 분명했다.
↑ LG는 잔여경기가 많은 것이 유리하다고만 보기 어려운만큼 경기력에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늘리는 것이 필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러한 지나친 부담감이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했을 수도 있다. 타이트한 살얼음판 경쟁 속 실책과 전날(14일) 경기 처럼 보이지 않는 실수를 막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LG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편.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지난 시즌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정도의 저력을 보인 LG다.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가 올라간 것도 사실. 이제 한없이 경험만을 따지기도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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