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홈런 1방에 배영수(36·한화)의 12년 만에 완봉승 도전이 멈췄다. 그러나 불운도 함께 멈췄다. 10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배영수는 20일 KBO리그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완벽투를 펼쳤다. 2004년(2회)과 2005년(1회) 완봉승을 했던 배영수는 2006년 시즌을 마치고 토미 존 수술을 한 이후 첫 완봉승에 도전했다.
LG 타선을 봉쇄했다. 8회 2사 후 박용택에게 홈런을 허용하기 전까지. 7⅔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 개인 통산 4번째 완봉승을 놓쳤으나 한화가 2-1로 이기면서 배영수는 시즌 7승 및 통산 135승을 올렸다. 지난 6월 10일 대전 삼성전 이후 102일 만으로 13번의 등판 끝에 따낸 승리였다.
↑ 한화 배영수가 20일 KBO리그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배영수의 LG전 등판은 2015년 6월 12일 이후 831일 만이다. 한화 이적 후 LG전 성적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3.39이었다.
6월 10일 대전 삼성전에서 1081일 만에 완투승(9이닝 9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2실점)을 한 뒤 12경기째 승리(4패)를 쌓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 회복 이후 4경기를 뛰어 3번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그러나 호투를 펼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LG전은 한화의 시즌 마지막 서울 경기. 배영수의 역투는 잠실구장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승리에 목마른 LG 타선을 잠재웠다. 승리에 대한 절실함은 배영수 또한 컸다.
1회를 공 7개로 끝낸 배영수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LG 타자를 제압했다. 베테랑의 관록이 돋보였다. 3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나 박용택(루킹 삼진)과 정성훈(중견수 뜬공)을 처리했다.
이후 배영수의 피칭은 거침이 없었다. 투구수는 점점 줄었다. 5회와 6회 투구수는 7개씩이었다. 7회도 공 10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7회까지 투구수 83개를 기록한 배영수는 완봉승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한화 타선도 배영수를 도왔다. 5회 이동훈의 안타와 오선진의 2루타로 0의 균형을 깼고, 6회에는 이성열이 홈런(시즌 20호)을 쏘아 올렸다. 단 2점이었으나 한화는 이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다만 배영수의 무실점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공 6개로 아웃카운트 2개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마무리투수 정우람이 곧바로 공을 건네 받았다. 정우람은 배영수가 못 잡은 아웃카운트 4개를 잡으면서 선배의 승리를 지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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