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27일(한국시간) 경기가 끝난 뒤 텍사스 레인저스 클럽하우스는 고요했다.
단지 팀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14로 크게 졌기 때문은 아니다. 이날 경기로 텍사스는 포스트시즌 탈락이 공식 확정됐다. 지난 2년간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정상에 올랐던 이들은 가을 야구를 집에서 봐야하는 처지가 됐다.
클럽하우스 한켠 자신의 라커 앞에 앉아 있던 추신수도 아쉬움을 곱씹고 있었다. 이날 2번 우익수로 출전, 안타와 볼넷 1개씩 기록한 그는 "이것(포스트시즌) 때문에 모든 선수들이 겨울부터 연습을 하고 시즌을 치러왔는데 이렇게 되니 아쉽다. 1년 농사를 지었는데 모든 게 없어지는 그런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후 가장 꾸준하고 건강한 시즌을 보냈지만, 팀은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탈락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텍사스 이적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기복이 심한 시기를 보냈던 추신수는 이번 시즌 가장 건강하고 꾸준한 시즌을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반등에 성공한 시즌이었기에 부진한 성적이 더 아쉬웠을 터. 이에 대해서는 "나도 내 성적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부분이 있으면 부족한 부분도 있다. 항상 그래왔듯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할 것이다. 내년을 잘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 지난 23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원정에서 홈런을 때린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추신수. 텍사스는 후반기 오클랜드 원정에서 두 번의 스윕을 당한 것이 순위 경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번 시즌 종아리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61경기를 부상자 명단에서 보낸 그는 "개인적으로 실망스럽다. 팀을 많이 돕지 못했다. 이렇게 많은 경기를 놓친 것은 내 경력에 처음"이라며 이번 시즌은 실망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날 3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던 좌완 선발 콜 하멜스는 "오늘 내가 보여준 모습은 전형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최근에 정말 리듬이 좋았는데 모든 것이 날아갔다. 시작부터 4점을 주며 어떤 모멘텀도 만들지 못했다. 전혀 재미가 없었다"며 자책했다. 이번 시즌 복사근 부상으로 51경기를 놓쳤고 이제 시즌 마지막 날 마지막 등판을 남겨놓은 그는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언제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내 스스로 기대하고 있는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며 마지막 등판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텍사스는 이제 휴스턴과 1경기, 오클랜드와 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탈라깅 확정된 상황에서 이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경기를 할까?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성공이든 실패든, 이 선수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목표는 전혀 없다. 안아프고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남은 5경기에 대해 말했다. 홈런 2개만 추가하면 개인 통산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울 수 있지만,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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