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질긴 악연이다. 아니, 필연인지 모른다. 우승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서로를 밟아야 한다는 명제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
김경문 NC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사제 대결 3탄이다. 2년 전에는 화기애애한 풍경이었고, 1년 전에는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올해는 신중하게 숨을 고르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 두 감독은 플레이오프 카드를 ‘맛보기’로 공개했다.
두산과 NC가 17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시리즈에 앞서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는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태형 감독, 유희관, 양의지(이상 두산), 김경문 감독, 임창민, 모창민(이상 NC)가 참석했다.
↑ 두산과 NC가 17일부터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시리즈에 앞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NC가 롯데를 꺾으면서 두산과 3연 연속 포스트시즌 대결이 성사됐다. 2015년 플레이오프와 2016년 한국시리즈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그리고 두산은 2연패를 달성하며 현 KBO리그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은 KBO리그 사상 2번째 3연패에 도전한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의 1번째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짧은 기간이나 준비를 잘 마쳤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NC는 번번이 서울 연고 팀에 발목이 잡혔다. LG에게는 2016년 플레이오프에서 깨끗이 설욕했다. 이제 두산에게 되갚을 차례다.
모창민은 “이번만큼은 NC 팬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다”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임창민 또한 “두산이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지만 분위기는 우리가 더 좋다”라고 자신했다.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나란히 플레이오프 끝장 승부(5차전)를 예상했다. 1년 전 한국시리즈 같이 일방적인 우위는 없을 것이라는 것. 김경문 감독은 “예상이 틀리다는 것, 그것이 단기저의 묘미다. 지난해에는 (가을야구가)허망하게 끝났다. 이번에는 우리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멋지게 승부를 펼치고 싶다”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두산과 NC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 각각 니퍼트와 장현식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예상된 바다. 현재 꺼낼 수 있는 카드 중 가장 자신 있는 카드다. 두 감독은 그 외에도 플레이오프 전략을 공개했다. 최대한 알려줄 수 있는 선에서.
김태형 감독은 4선발 체제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투수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좌-우-좌-우’라는 표현을 통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니퍼트를 시작으로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이 등판한다. 1년 전 한국시리즈와 등판 순서가 같다.
괄목성장의 함덕주는 정규시즌 막바지처럼 불펜으로 활용한다. 김태형 감독은 “중요한 상황에서 선발투수에 이은 2번째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어깨 통증으로 장기 이탈했던 김재호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등록된다. 김태형 감독은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뛸 것이다. 김재호도 아직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수비는 얼마든지 소화가 가능하다. 선발 출전은 쉽지 않다. 교체 자원으로 활용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 MVP 해커가 필승카드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2·5차전에 나서면서 플레이오프 초반 등판이 어렵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처럼 4선발 체제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해커, 장현식, 맨쉽, 최금강 등 4명을 선발투수로 활용했다. 이 순서대로면 해커는 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이다. 너무 늦다. 공 한 번 던지지 못하고 팀이 탈락할 수도 있다.
때문에 해커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팀 내에서 해커의 등판 시기를 어느 정도 결정했다. 그렇지만 현재로썬 이렇다 저렇다 다 밝힐 수 없다”고 했
김경문 감독이 카드를 꽁꽁 숨기지만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깜짝 카드는 없다. 준플레이오프와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리 담 증세로 준플레이오프 4·5차전을 결장한 박석민은 플레이오프에서 정상 출전이 가능하다는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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