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2016년 한국시리즈 3차전과 2017년 플레이오프 3차전의 보우덴(31·두산)은 180도 달랐다. 탈삼진(7⅔이닝 11개) 퍼레이드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던 그는 니퍼트, 장원준 등과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보우덴의 반전은 없었다. 보우덴은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구위 및 제구에 문제를 드러냈다. 22타자를 상대하면서 6피안타 4볼넷을 허용했다. 4회말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안타를 얻어맞자, 두산 벤치는 즉각 함덕주로 교체했다.
두산이 그에게 바란 것은 이닝.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NC는 불펜이 강해 빠른 선발투수 교체가 가능하나 우리는 다르다. 선발투수가 최소 5회까지 책임져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 두산 보우덴은 20일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니퍼트, 장원준에 이어 보우덴에게도 만만치 않았던 NC 타선이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
1차전 니퍼트와 2차전 장원준은 모두 6실점(5자책)을 했으나 6회(5⅓이닝)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니퍼트와 장원준의 투구수는 각각 100개와 96개였다.
김 감독은 “니퍼트와 장원준의 공이 그렇게 나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라면서 “오늘 보우덴의 공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너무 나쁘지 않다면)웬만해서는 믿고 가야지”라고 했다. 불펜의 조기 투입은 두산의 계산 밖이라는 것.
보우덴은 2루타 1개를 맞았으나 1회말을 실점 없이 넘겼다. 투구수(20개)는 은근히 많았다. 살얼음을 걷는 느낌이었다. NC는 적극적인 타격으로 임했던 장원준 때와 다르게 보우덴의 투구수를 늘려갔다.
두산이 2회초 민병헌의 만루 홈런 등으로 5점을 뽑았지만 보우덴의 어깨는 가볍지 않았다. 2회말 NC 반격에 혼이 났다.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준 뒤 3타자 연속 피안타(2실점). 이어 노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초래했다. 한 방이면 역전인 상황에서 보우덴은 아웃 코스에 빠른 공으로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에야 안도할 수 있었다.
2회말에만 31개의 공을 던진 보우덴은 3회말 들어서도 안정감을 갖지 못했다. 스크럭스에게 초구 안타를 맞더니 모창민과 권희동을 연속 볼넷을 내줬다. 볼 8개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1개였다.
이번에는 무사 만루 위기. 타순은 2회말 안타를 몰아쳤던 7~9번. 손시헌을 짧은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보우덴은 김태군에게 희생타를 맞았다. 대량 실점은 피했다. 이어 김준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3회까지 투구수는 74개. 4사구 7개를 내준 해커(71개)보다
보우덴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선발진 중 가장 빨리 강판했다. 7-3의 4회말 박민우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투구수는 78개. 100개까지는 여유가 있었으나 두산의 벤치는 NC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보우덴의 강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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