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불망망이'를 선정하는 '실버슬러거'의 주인공들이 가려졌다. '불방망이'를 봤으니 이제 '물방망이'를 볼 차레다. 이름하여 "실망슬러거" 시상식.
수상자는 야수의 경우 3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OPS(출루율+장타율)를 기준으로 수상자를 결정했다. 복수의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인 경우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포지션을 기준으로 했다. OPS가 동률인 경우에는 타석 수가 더 많은 타자가 선정됐다. 투수의 경우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 헌터 펜스는 공격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내셔널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주전 1루수 토미 조셉은 이번 시즌 0.721의 OPS를 기록, 내셔널리그 1루수 대상 선수들 중 가장 낮은 OPS를 기록하며 실망슬러거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돌든글러브에 이어 2관왕. 올해 출전 기회는 늘어났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조셉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이안 데스몬드가 그보다 더 낮은 0.701의 OPS를 기록했기 때문. 그러나 데스몬드는 좌익수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 1루수 부문에서 빠졌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주전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도 0.636의 OPS를 기록, 돌든글러브와 실망슬러거를 모두 받았다. 2015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선수로 2016년 팀을 옮긴 뒤 바로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풀타임 시즌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신시내티 레즈의 호세 페라자는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그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2루수 부문에서 0.622의 OPS로 실망슬러거가 됐다. 조셉의 팀 동료인 마이켈 프랑코는 0.690의 OPS로 3루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외야수 부문에서는 빌리 해밀턴(신시내티, 0.634), 그레고리 폴란코(피츠버그, 0.695)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헌터 펜스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펜스는 0.701의 OPS를 기록, 콜로라도 로키스의 이안 데스몬드와 동률을 이뤘지만, 데스몬드(373타석)보다 많은 539타석에 들어서면서 수상자가 됐다. 내셔널리그에서 7할대 OPS를 기록하고도 실망슬러거를 받는 유일한 선수다. 컵스의 벤 조브리스트는 0.693의 OPS로 더 낮은 기록을 남겼지만 주포지션이 2루로 분류되면서 수상자 명단에서 빠졌다.
워싱턴 내셔널스 포수 맷 위터스는 0.632의 OPS를 기록, 포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과 1+1 계약을 맺었던 그는 선수 옵션 권리를 포기하고 한 해 더 팀에 남을 예정이다. 투수중에는 60타석에서 51타수 1안타 31삼진을 기록한 피츠버그의 이반 노바가 선정됐다. 그래도 노바는 9개의 희생타를 남겼다.
↑ 마이크 나폴리는 홈런은 많았지만, 그외 내용은 좋지 않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아메리칸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1루수 마이크 나폴리가 실망슬러거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나빠 할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 그는 29개의 홈런을 날렸기 때문이다. 최소한 '물방망이'는 아니다. 그러나 0.713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아메리칸리그 1루수들 중 가장 낮은 기록을 남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유틸리티 선수 다윈 바니는 0.602의 OPS를 기록, 가장 많은 수비를 소화한 2루수 부문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맷 데이비슨은 0.711의 OPS로 3루수 부문에 선정됐다. 빅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공격력은 아쉬웠다. 유격수 자리에는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알시데스 에스코바가 OPS 0.629를 찍으면서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 부문에는 에스코바의 팀 동료 알렉스 고든(0.608), 오클랜드와 보스턴에서 뛴 라자이 데이비스(0.641), 시애틀 매리너스의 기예르모 에레디아(0.652)가 선정됐다.
골드글러브를 받은 에인절스 포수 마틴 말도나도는 0.645의 OPS로 타격 부문에서는 제일 밑에 자리했다. 카를로스 벨트란은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중에 제일 낮은 0.666의 OPS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실, 그는 숫자로 기록할 수 없는 존재감이 있는 선수였다.
↑ 알렉스 고든에게는 힘든 한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