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부상`-`오세근 파울트러블`…만리장성은 높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고양) 안준철 기자] 만리장성은 높았다. 한국 농구가 안방에서 중국의 벽에 가로막혔다. 뉴질랜드전을 승리로 이끈 김종규가 2쿼터 부상을 당하고, 오세근이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린 게 뼈아팠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81-92로 패했다. 이로써 지난 23일 뉴질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86-80으로 승리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조별 전적도 1승1패가 됐다. 중국은 2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의 출발은 좋았다. 초반 이정현의 3점슛 등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김종규, 이종현 등 빅맨들도 각각 5점씩 보태며 1쿼터 28-26으로 근소하게 앞섰다.

↑ 2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중국 경기가 열렸다. 오세근이 골밑을 파고들다 상대로 부터 파울을 당하고 있다. 사진(고양)=김영구 기자

2쿼터 들어서는 접전양상으로 변했다. 오세근이 분전했다. 2쿼터 시작 2분여가 지났을 때 재치있는 페이드어웨이로 득점을 올렸다. 이어 포스트업으로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골밑슛을 성공했다. 그러나 오세근이 파울 3개로 벤치로 물러나면서 흐름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김종규도 슛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났다. 김종규까지 떠난 한국 골밑은 견고하지 못했다. 악재였다.
5분여를 남기고 35-34로 중국이 딩안유향의 덩크슛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이후 엎치락뒤치락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3분21초를 남기고 동한린의 골밑슛으로 중국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도 반격에 성공했지만, 중국 쪽 흐름이 이어졌다. 뉴질랜드전에서 재미를 본 지역방어가 쉽게 뚫리면서 한국의 실점이 늘었다. 결국 전반은 40-44로 중국에 리드를 내줬다.
3쿼터 시작하자마자 오세근이 공격자 파울로 파울 4개, 파울 트러블에 걸려 다시 벤치로 물러나며, 한국은 공수가 모두 꼬였다. 중국은 차근차근 점수를 올리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40-52로 벌어졌을 때 한국은 허훈의 3점과 돌파로 다시 추격에 나섰다. 이어 이종현이 골밑에서 차근차근 득점하면서 다시 추격의 불씨를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상대적으로 활약이 미미했던 왕저린이 골밑에서 착실하게 득점하고, 아부두샤라무이 득점이 더해지면서 점수 차는 20점을 향해 갔다.

↑ 2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2차전 대한민국과 중국 경기가 열렸다. 김종규가 상대 파울로 코트에 떨어진 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고양)=김영구 기자

하지만 17점 차까지 뒤진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전준범이 이날 침묵을 깨는 3점을 터트리며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중국도 딩안유향의 3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한국은 3쿼터 종료 직전 전준범의 미들슛으로 58-71로 점수를 좁혔다.
4쿼터 중국은 딩안유향의 3점으로 18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한국도 이승현이 3점슛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5분21초를 남기고는 왕저린의 덩크슛으로 67-84로 다시 점수가 벌어졌다. 왕저린은 덩크를 성공시킨 뒤 포효하며 이날 승리를 자신하는 듯 했다.
한국은 허훈과 이정현이 연속 3점슛을 성공시켜, 종료 4분10초전 11점차(73-84)까지 따라갔다. 그러나 중국도 3점슛으로 응수하며 한국 분위기를 끊었다. 한국은 거세게 중국을 몰아붙였다. 2분10여초를 남기고는 오세근의 골밑슛으로 77-87로 10점 차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한국의 집중력은 떨어져 있었다. 10점 차에서 두 번 연속 수비를 성공하고, 만든 속공 찬스에서 오세근과 이정현이 슛을 놓치는 어이없는 장면이 나왔다. 막판 허훈의 플레이로 추격하던 한국의 흐름도 끊겼다. 결국 승부는 중국 쪽으로 넘어갔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