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왕이자 MVP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이번 오프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새로운 구단주가 팀을 차지한 마이애미 말린스가 선수단 연봉 총액 절감 차원에서 그의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은 추수감사절 연휴로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았지만, 곧 다시 치열한 영입전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영입 제안을 한 것이 확인됐고 이밖에도 여러 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홈런왕이 바로 트레이드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흔한 일일까? 뉴욕 포스트가 26일(한국시간) 보도한 "데릭 지터가 이전 홈런왕 트레이드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들"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드문 일은 아니었다.
↑ 지난 시즌 홈런왕 겸 내셔널리그 MVP 스탠튼에 대한 영입 루머가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1930년대 닥친 대공황은 또 다른 트레이드를 만들었다. 대공황의 여파를 그대로 맞은 필라델피아의 두 팀은 눈물을 머금고 홈런왕을 다른 팀으로 보내야했다. 필리스는 1933년 시즌 이후 척 클라인을 시카고 컵스, 어슬레틱스는 1935년 시즌 이후 지미 폭스를 레드삭스로 보냈다.
이 두 팀의 경우처럼, 홈런왕을 트레이드한 주된 이유는 돈문제였다. 1946년 44홈런을 때린 행크 그린버그는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고, 결국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1975년 어슬레틱스의 레지 잭슨은 36개의 홈런을 때린 뒤 3년 60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요구했지만, 구단주 척 핀리는 오히려 급여를 삭감하며 이에 맞섰다. 그리고 다음 시즌 개막 직전 그를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팔아버렸다.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뭐라도 건져야겠다는 생각에 진행한 트레이드였다.
항상 돈이 문제였던 것은 아니다. 1959년 클리블랜드 단장이었던 프렝크 레인은 홈런에 대한 과대평가를 싫어하던 사람이었고, 타격왕 하비 쿠엔에게 주전 우익수 기회를 주기 위해 홈런 1위를 기록했던 로키 콜라비토를 디트로이트로 팔아버렸다. 딕 알렌은 1974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32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9월초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팀을 떠났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화이트삭스는 그해 12월 그를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 해버렸고, 다음해 5월 다시 필리스로 이적했다. 그는 이후 1977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다.
최근 이적한 두 명은 굉장히 리그에서 큰 화제가 됐었다. 첫번째는 켄 그리피 주니어. 1999시즌이 끝난 뒤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가 재계약을 시도했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뛰었던 신시내티 레즈를 콕 집어 트레이드를 요구했고 결국 신시내티와 9년 1억 16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일종의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해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이적한 것.
레즈는 그리피 주니어가 훈련 습관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고향 출신 영웅을 영입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장기 계약을 덜컥 안겨줬다. 그리고 그가 신시내티에서 보낸 시간들은 확실히 기대에 못미쳤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지금의 스탠튼과 상항이 비슷했다. 27세의 나이였던 2003시즌 홈런 1위를 기록하면서 MVP를 받았지만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는 그의 재능이 아까운 팀이었다. 스탠튼과 마찬가지로 옵트 아웃에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갖고 있던 그는 결국 트레이드됐다.
↑ 알렉스 로드리게스(좌)와 켄 그리피 주니어(우)는 홈런 1위를 기록하고 트레이드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뉴욕 포스트는 이 사례들을 통해 말린스와 스탠튼 영입을 노리는 팀들이 배워야 할 교훈들을 정리했다.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 그리피, 루스, 클라인, 폭스, 그린버그, 레지 등 명예의 전당 입성 멤버들도 트레이드됐다. 그렇다면 스탠튼도 될 수 있다.
두번째, 트레이드 과정에서 유망주를 내주거나 받아올 때 신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