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커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 숫자 1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처음과 최초라는 뜻이 담겨있다. 유일하며 최고라는 상징성도 나타낸다.
3월 4일 개막한 2017시즌 K리그는 11월 26일 승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 했다.
기쁜 소식, 반가운 소식,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수많은 기록이 세워졌다. 처음이었고 유일했던 일의 연속이었다. 다음 봄을 기다리는 K리그의 지난 이야기를 1로 정리했다.
↑ 다섯 번째 별을 단 전북 현대는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팀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올해 K리그 클래식 최고의 팀은 전북이었다. 다른 11개 팀을 압도하며 5번째 별을 달았다.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새 시즌 유니폼을 입고 치른 최종전서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패하고도 웃을 수 있었다.
5월 27일 수원을 2-0으로 꺾고 1위에 오른 이후 단 1번도 미끄러지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6월 초까지 부상자 속출과 제주의 위협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밝혔지만,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점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22승 9무 7패 73득점 35실점. 전북은 1년 전보다 5번이나 더 졌지만 2번을 더 이겼다. 또한, 무승부(16→9)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최다 득점 1위 및 최소 실점 1위. 골 득실차는 무려 +38.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전북의 시즌 최다 득점이었다. 진정한 닥공이었다.
전북은 신흥강호다. 2009년 이후 9시즌 동안 5번 우승했다. 2006년을 끝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성남(7번)의 통산 최다 우승 기록까지 ‘-2’다.
2005년부터 전북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가장 성공한 지도자 중 1명이다. 가장 많은 K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감독상만 다섯 차례 수상했다. 내년에도 전북을 지도할 최 감독은 8승만 추가하면 K리그 통산 최다 승 감독 타이틀까지 거머쥔다.
챌린지에서는 경남이 최고였다. 전북보다 장기 집권이었다. 4월 29일부터 챌린지 순위표 맨 위에는 경남의 이름만 있었다. 24승 7무 5패 69득점 36실점. 전북보다 2경기를 덜 치렀으나 2번 더 이겼다.
2위 부산의 추격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두 팀의 승점차는 11점이나 됐다. 6연승만 2번. 내년 클래식에서 볼 경남은 챌린지 마지막 4경기서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경남의 대단함은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잘 나타났다. 챌린지 베스트11 중 경남 선수만 8명이었다. 역대 챌린지 베스트11 최다 배출이었다.
↑ 오심 논란에 상처 입은 K리그 클래식은 7월 1일부터 VAR을 시행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최초였던 일도 많았다. 그 중 화두는 비디오판독 시스템(Video Assistant Referee·이하 VAR)이었다. K리그는 개막 이후 심판 판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시끌벅적했다. 오심 논란이 지속되고 불평이 쏟아지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칼을 빼들었다.
당초 내년 도입할 예정이었던 VAR을 7월부터 시행했다. 골라인을 포함해 다양한 위치에 12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매의 눈’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자 했다.
VAR로 명백한 오심을 잡아 공정하고 깨끗한 K리그로 발돋움하겠다던 연맹이었다. VAR이 첫 시행된 7월 1일 울산-수원전과 인천-광주전에서는 득점이 취소되기도 했다.
다만 VAR도 논란이 많았다. 시끄럽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전보다 잡음이 줄었다. 특히, K리그의 마지막을 장식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바로 잡았다. 유준수와 박준태의 골은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VAR이 아니었다면, 놓칠 수 있던 순간이었다.
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최초의 일이 벌어졌다. 100% 확률이 깨졌다. 2013년 이후 매번 챌린지 팀이 승격의 기쁨에 웃었다. 클래식 팀은 강등의 슬픔에 울었다. 하지만 올해는 클래식 11위 상주가 잔류에 성공했다. 부산은 이룰 수 있던 클래식 승격 꿈을 내년으로 미뤘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모든 게 최초였다. 클래식 팀이 1차전을 승리한 처음이었다. 1,2차전 180분 만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것도 지금껏 없었다.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 10명의 키커 중 1명만 실축했다. 승부는 냉혹했고 잔인했다.
↑ 기록의 사나이는 올해도 대기록을 작성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올해 K리그에서는 전인미답의 기록도 작성됐다. 그 중심에는 이동국(전북)이 있다. 그는 누구도 오르지 못했던 200골 고지를 유일하게 밟았다.
이동국은 10월 29일 제주전에서 후반 33분 헤더 골을 터뜨리며 통산 200호 골을 기록했다. 1998년 프로에 입문한 그가 20년 동안 뛰면서 세운 대기록이었다. 2012년 3월 3일 K리그 통산 득점(116골)을 경신한 뒤에도 골 폭풍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192골을 기록한 이동국의 200골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부상 및 로테이션으로 출전시간은 예년보다 줄었다. 시즌 첫 골도 늦었다. 5월 6일 대구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했다. 그의 다음 세리머니를 보기까지 53일이 걸렸다. 6월 28일 포항전에서 2골을 넣었다. 238일 만에 멀티골.
이후에도 이동국의 득점은 한 달에 한 번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적어도 9월까지는. 10월 이후 이동국의 골 감각은 절정이었다. 10월 이후 7경기에서 4골을 몰아쳤다.
10월 22일 강원전 득점으로 199골까지 다다른 이동국에게 아홉수 징크스는 없었다. 일주일 뒤 제주전에서 교체 출전한 지 13분 만에 골네트를 흔들었다. 전북의 우승을 알리는 축포이기도 했다.
이동국은 11월 19일 수원전까지 4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개인 기록으로는 2013년(7경기 연속 득점) 이후 4년 만이다. 이동국은 내년에도 현역으로 뛴다. 연속 득점 기록은 진행형이다.
70(득점)-70(도움) 클럽 및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 이동국이 세운 또 하나의 대기록이다. 그리고 그가 계속 도전할 기록이다.
염기훈(수원)은 이동국도 못 이룬 대기록을 예약했다. 11월 19일 전북전에서 도움 1개를 추가한 그는 통산 99도움을 기록했다. 100도움까지 ‘-1’이다.
염기훈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움을 올렸다. 올해는 전 경기를 뛰었다. 시즌 아웃될 정도의 큰 부상이 아니라면, 내년에는 K리그에도 100도움 시대가 열린다.
↑ 염기훈과 조나탄.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이들의 이름을 빠트릴 수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조나탄(수원)은 2017시즌 K리그를 논할 때 절대 빠트려서는 안 될 이름이다. 최고의 골잡이였다. 22번이나 세리머니를 펼쳤다.
조나탄은 2년 전 대구 소속으로 챌린지에서 26골을 기록했다. 클래식 및 챌린지에서 모두 득점상을 수상한 것은 조나탄이 처음이었다. 아드리아노(2015년 및 2016년 클래식 득점 2위)도 해내지 못했다.
조나탄의 첫 경험은 이보다 훨씬 많았다. 6~7월에만 14골을 몰아쳤다. 7월 12일 인천전부터 7월 23일 상주전까지 4경기 연속 멀티 골도 터뜨렸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나탄은 축구팬이 뽑은 최고의 K리거로 선정됐다. 수원 선수가 2009년 제정된 팬타스틱 플레이어를 수상한 것은 조나탄이 처음이었다.
조나탄의 클래식-챌린지 MVP 석권은 이재성(전북)에 의해 저지됐다. 이재성이 K리그 대상 시상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MVP 트로피에 입맞춤을 했다. 첫 경험이었다.
8득점 10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이재성은 프로 데뷔 4시즌 만에 최고의 별에 등극했다. 2015년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그는 역대 9번째 신인상 출신 MVP의 주인공이 됐다.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중 1명인 그는 3시즌 연속 클래식 베스트11을 수상했다. 지난해 클래식 베스트11 중 또 다시 무대에 오른 이는 이
35경기 4득점 14도움의 손준호(포항)는 도움상을 받았다. 2014년 프로에 입문한 그가 처음으로 수상한 트로피다. 그렇지만 클래식 베스트11은 올해도 경험하지 못했다. 손준호는 도움 1위임에도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