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는 12월도 한창이다. 시상식이 줄줄이 잡혀있어 선수들은 한해 노고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따지고 11월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규시즌 투타 부문과 최우수선수(MVP), 최우수신인상을 시작으로 골든글러브까지 올 한해를 빛낸 선수들은 트로피를 수집한다. 여기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은퇴선수회 등 야구유관단체와 언론사 주관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도 시상식 일정이 반 정도 소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KIA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9)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나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한 양현종은 22년 만에 토종 선발 20승 고지에 올랐고, KIA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MVP를 차지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1세이브를 거두며 MVP를 차지해, 통합 MVP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 밖에 선수협 올해의 선수상, 한은회 시상식, 조아제약 대상 등 대상트로피를 휩쓸고 있다. 시상식에서 부상으로 받은 차만 3대 있을 정도다.
↑ 올해 다양한 야구 시상식에서 재기상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는 롯데 조정훈.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KBO 공식적으로는 재기상이 없다. 이는 미국과 일본과 다른 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시즌이 끝난 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별로 ‘올해의 재기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마무리 투수 그레그 홀랜드(32·내셔널리그)와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3루수 마이크 무스타커스(29·아메리칸리그)가 재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016시즌을 통째로 날린 오른손 투수 홀랜드는 올해 61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4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세이브 1위에 올랐다. 무스타커스는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지난해 5월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하지만 올해 148경기를 뛰면서 타율 0.272에 38홈런 85타점을 빼어난 성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38홈런은 캔자스시티 구단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무스타커스는 선수들의 투표로 시상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Players Choice Awards)에서도 라이언 짐머맨(워싱턴 내셔널스)과 함께 재기상을 받았다.
일본의 경우 일본야구기구(NPB)에서 ‘컴백(Come Back)상’이라는 명칭으로 부활의 날개를 편 선수들을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올해는 주니치 드래건스의 좌완투수 이와세 히토키(43)가 컴백상의 주인공이었다.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이와세는 올시즌 50경기에 등판해 3승6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또 통산 950경기, 일본 프로야구 최다 등판 신기록을 수립해 커미셔너 특별상을 받았다.
한 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에서 가장 잘 한 선수가 조명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역경을 딛고 돌아온 선수들에 대해 KBO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시상이 없다는 점을 겨울야구의 아쉬운 부분으로 꼽는 의견도 있다. 병마와 부진을 훌훌 털고 일어선 이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감동을 더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야구팬은 “한 차례 좌절을 겪은 선수들이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 감
프로야구 출범당시 캐치프레이즈는 ‘젊은이들에게 낭만을, 어린이들에게 꿈을’이다. 그라운드에서 재기한 선수를 통해 희망을 찾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이제 35년을 훌쩍 넘은 프로야구도 공식 재기상을 도입도 고려해볼만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