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강대호 기자] 득점 허용 없이 동아시안컵 연속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한국의 공언이 중국의 심기를 불편케 한 모양이다.
중국 일간지 ‘난팡리바오’는 “한국은 9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우리와 2-2로 비겼다”라면서 “대회를 앞두고 ‘무실점으로 우승한다’라는 캠페인을 심각하게 전개한 태극 호랑이는 다시금 자신감에 타격을 입었다”라고 보도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국가대표팀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10분 만에 2득점으로 만회하여 분위기를 반전시켰으나 후반 31분 실점으로 리드를 잃었다.
↑ 축구대표팀이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 무승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난팡리바오’는 중국 광둥성 공산당 기관지다. “한국은 동아시안컵 첫 경기에 승리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었다”라면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최종예선 과정에서 중국에 패한 것을 설욕하고자 했다. 세계랭킹에서 각축을 벌이는 우리를 꺾어 앞서나갈 필요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10월 FIFA 랭킹 62위로 중국의 57위보다 낮았다. 국제축구연맹 공식순위 도입 후 최초의 ‘한국<중국’이었다. 11월에는 한국 59위, 중국 60위로 역전하긴 했으나 2017 동아시안컵 1차전 무승부로 우위 입증에 실패했다.
한국은 중국과의 A매치 상대전적에서 33전 18승 1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세이지만 최근 6경기로 한정하면 2승 2무 2패로 팽팽하다.
‘2패’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과 2010 동아시안컵이다. 이제 중국전은 방심할 수 없는 대진으로 변했음을 이번 무승부로도 실감했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의 엘리트들은 2017 동아시안컵 명단에서 제외됐으나 월드컵에 기본적으로 참가할만한 선수들도 포함됐다”라고 전한 ‘난팡리바오’는 “특히 이번 대회 수비진은 러시아월드컵에도 출전할만하다”라고 봤다.
‘동아시안컵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통산 4번째 정상 등극이자 사상 최초의 2연패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두 대회 연속 우승이 없는 것처럼 한국이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동아시안컵을 제패한 적도 없다.
이번 대회 참가국의 FIFA 랭킹은 일본이 55위로 가장 높다. 한국이 59위, 중국이 60위, 북한은 114위로 뒤를 잇는다.
2017 동아시안컵 첫날 일정은 한국-중국 그리고 일본-북한 순서로 진행됐다. 홈팀 일본이 후반 추가시간 4분에야 간신히 선제결승골을 넣어 1-0으로 이긴 북한의 전력은 FIFA 랭킹과는 별개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
축구대표팀의 최근 A매치 한일전 성적은 3무 2패로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이런 일본을 맞아 비길 자격이 충분한 경기력을 보여준 북한은 한국에도 쉬운 상대라 볼 수 없다.
신태용호의 동아시안컵 2차전 상대는 12일 북한이다. 대회 마지막 일정인 한일전은 16일 열린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