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강대호 기자] 한국-북한 동아시안컵 2차전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뛰는 공격수 이근호(32·강원FC)와 김유성(22)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는 12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 한국-북한이 열린다. 신태용(48) 감독은 11일 아지노모토 국립센터에서 북한전 대비 훈련을 지도하기에 앞서 김유성을 언급했다.
김유성은 신태용 감독이 2017 동아시안컵 대회 기간 특정 북한 선수를 지목하여 말한 유일한 사례다. 기동력과 저돌성을 겸비한 공격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 한국-북한 2017 동아시안컵 2차전은 투지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공격수 이근호와 김유성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17 동아시안컵 참가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일본이 55위로 가장 높다. 한국이 59위, 중국이 60위, 북한은 114위로 뒤를 잇는다.
북한은 9일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원정경기를 0-1로 졌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선제결승골을 허용하긴 했으나 유효슈팅은 6-4로 앞서는 등 인상적인 선전을 펼쳤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김유성은 2017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2차례 결정적 패스(슛 직전 패스)와 패스성공률 73.1%, 태클 유효 1번과 프리킥 유도 2회를 기록했다.
↑ 한국-북한 동아시안컵 2차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이 지목한 북한 김유성이 일본과의 대회 1차전에서 돌파를 노리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유성은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4-2-3-1 대형의 원톱으로 선발 출전하여 풀타임을 소화했다. 일본이 반칙으로 끊을 수밖에 없던 개인 능력뿐 아니라 최전방공격수임에도 4차례 파울로 일본의 수비→공격 전환을 끊은 적극적인 전방 압박은 신태용 감독도 호평한 ‘북한의 투쟁심’을 상징하는 것과 같았다.
김유성은 2017년 A매치와 23세 이하 국가대항전에서 해트트릭을 1번씩 달성했다. 성인대표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과 올림픽대표팀의 2018 AFC U-23 선수권 예선에서 단일경기 3득점으로 맹활약한 것은 평가전이 아니기에 더 주목할만한 득점력이다.
이근호는 9일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안컵 1차전(2-2무)에는 무릎 문제로 결장했으나 북한을 상대로는 뛸 것으로 보인다. 대회에 앞서 김유성과 비슷한 장점으로 중국·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 한국-북한 2017 동아시안컵 2차전 대비 훈련에서 이근호가 코치진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중국 제1 모바일 포털 ‘시나닷컴’은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을 갈구하는 팀 동료에게 본보기가 되는 존재”라면서 “선발로 나온다면 한국 공격에 강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었다”라고 동아시안컵 첫 경기 결장에 안도했다.
일본 축구 매체 ‘사커킹’ 역시 “풍부한 운동량과 승부에 강한 면모가 발휘될 것”이라고 동아시안컵 3차전 한일전 요주의 선수로 이근호를 꼽았다.
일본 시절 이근호 기록을 보면 사커킹의 이러한 시선은 당연할 수도 있다. 주빌로 이와타와 감바 오사카 공식전 합계 105경기 36골 31도움.
감바 오사카로 한정하면 62경기 22골 21도움 및 90분당 공격포인트 0.82라는 더욱 인상적인 생산성을 보여줬다.
이근호는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와 챔피언스리그 MVP를 석권했다. 2017시즌에는 통산 4번째이자 2012년에 이어 5년 만에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에 선정됐다.
A매치 80경기 19골은 2017 동아시안컵 한국축구대표팀 개인 최다득점이기도 하다.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하는 선수로 유명한 이근호이지만 해당 대회에서 2008·2010년 골을 넣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에 풀고 싶다는 생각 정도는 있을법하다.
이근호는 10일 북한전 대비 훈련 사전 인터뷰에서 “북한의 동아시안컵 일본전을 봤다. 선수 전원이 밀집 수비에 적극이라 공간을 주지 않는다. 역습 나가는 속도 역시 빠르다”라면서 “역습을 차단하면 빈틈이 생길 것이다. 허점을 찾았을 때 빠르게 공략해야 한다”라면서 “골문 앞에 수비가 많으므로 측면에서의 빠른 공수전환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동아시안컵 일본 원정 ‘전원 수비’는 최전방공격수 김유성의 밀집 대형 지원이 화룡점정이었다. 배후를 잘 내주지 않는 북한을 공략하려면 비교적 공간이 많은 측면에서 기민하
‘동아시안컵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통산 4번째 정상 등극이자 대회 사상 최초의 2연패를 노리고 있으나 1차전 무승부가 변수다. 지금까지 두 대회 연속 우승이 없는 것처럼 한국이 첫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고도 동아시안컵을 제패한 적도 없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