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멘탈이 무너졌습니다.”
우연히 스포츠 센터에서 만난 LG트윈스 이형종의 2017시즌에 대한 소감은 예상 밖이었다. 작년 시즌 이형종을 유심히 지켜본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의외였기에 다소 놀랐다. 기술과 체력적인 면에서 원인을 찾고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본인은 멘탈이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답하는 이형종의 눈빛에 진심과 함께 회한의 모습이 비춰졌다.
2017 KBO리그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이형종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그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특유의 왼발을 높게 드는 레크킥을 하며 호쾌하게 휘두르는 타격은 LG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 당시 이형종에게 잘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 “학생시절에 잘 치던 대로 왼발 레그킥을 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5월이 되면서 성적이 내려갔고 스스로도 “굉장히 힘든 시기였다”고 했다.
↑ 2017년 LG트윈스의 광토마로 등장한 이형종.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스프링 캠프에서 본 이형종의 훈련 모습은 비장하다 못해 겁이 날 정도였다. 필자가 “형종아 다친다”라고 했을 정도로 100% 훈련이 아닌 120%의 자세로 임했다. 그런 정신력은 칭찬해주고 본받아야 하지만 사람의 몸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 레이스인 프로야구에서 초반의 성적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형종 본인이 그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 2017시즌 이형종의 월별 성적. 자료출처=KBO |
이형종은 몸으로 견디는 것을 선택했지만 몸은 한계가 있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최선을 다해서 하되 상황에 맞는 운동과 휴식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결국 강한 정신력은 몸이 견딜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을 지난 시즌을 보내고 얻은 결과이다.
그래서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기술훈련의 양 보다는 체력훈련 그 중에서도 파워를 늘리는 훈련을 하고 있으며 스프링 캠프에 맞춰 강도를 높인다고 한다. 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경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부분을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찾았다는 것이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데 있어 큰 성과이다.
↑ 아마추어 학생들에게 조언을 들려주는 이형종. 그리고 이종열 위원. 사진=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