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호쾌한 스윙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공, 이 타구를 바라보던 자는 호쾌한 함성과 함께 배트를 집어던진다. 이른바 '배트 던지기(Bat flip)'라 불리는 이 세리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대표적인 '금기'지만, 극적인 승부의 순간에서는 승자의 환호를 두 배로, 패자의 고통을 열 배로 만든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배트 플립은 무엇일까? 'MLB네트워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배트플립 탑 50을 발표했다.
영광의 1위는 1987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3점 홈런을 때린 톰 로우레스가 뽑혔다. 그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 1-1로 맞선 4회말 무사 1, 3루에서 프랭크 비올라를 상대로 좌측 담장 넘어가는 큼지막한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배트를 들고 한참동안 날아가는 타구를 지켜보던 그는 왼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배트를 던진 뒤 베이스를 돌았다.
↑ 그의 배트 던지기는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왔다. 사진=ⓒAFPBBNews = News1 |
2위는 지난 2015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토론토 블루제이스 외야수 호세 바티스타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리즈 5차전에서 한 배트 플립이 선정됐다. 7회 2사 1, 3루에서 샘 다이슨을 상대로 앞서가는 3점 홈런을 때린 그는 호쾌하게 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며 토론토팬들을 열광시켰고, 텍사스 선수들의 속을 긁었다. 이 배트 던지기는 이후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정규시즌에도 배트 플립은 나왔다. 2016년 9월 23일 뉴욕 메츠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끝내기 스리런을 때린 뒤 만세를 외치며 배트를 집어던지는 장면이 3위에 뽑혔다.
4위는 2015년 당시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토드 프레이지어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3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한 배트 플립이 뽑혔다. 좌중간 담장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을 때린 그는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배트를 집어던지고 당당하게 홈으로 들어왔다.
5위는 198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개리 매튜스가 다저스를 상대로 터트린 스리런 홈런이 뽑혔다. 0-0으로 맞선 1회말 2사 1, 2루에서 제리 로이스를 상대한 매튜스는 좌측 담장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을 때렸는데, 팔로 스로우를 하면서 배트를 놓쳤고 자연스럽게 배트가 옆으로 날아가며 배트를 던진 모습이 됐다. 이 홈런으로 필리스는 7-2로 이겼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밖에 2001년 배리 본즈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70개) 달성 장면, 2016 와일드카드게임에서 나온 에드윈 엔카르나시온의 끝내기 홈런, 카를로스 델가도의 통산 300호 홈런, 리키 헨더슨의 통산 297호 홈런, 야시엘 푸이그와 매디슨 범가너의 충돌을 야기한 배트 플립, 2007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나온 매이 라미레즈의 끝내기 홈런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
목록을 확인하면 알겠지만, 배트 던지기의 대부분은 포스트시즌, 혹은 끝내기 등 극적인 상황에서 주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 배트 던지기는 논란이 많은 행위다. 1년 뒤 텍사스에서 '핵펀치'를 맞은 바티스타처럼 상상도 못했던 대가를 치르는 경우도 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