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은 없는 것일까.
지난 21일 불법 인터넷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안승민(한화)과 김병승(전 한화)에 대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는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 3일 정운찬 KBO 총재 취임 이후 첫 상벌위원회 회부 및 징계였다.
KBO는 지난 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에 대해 프로야구 관련 업무 직무정지 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제재는 향후 사태를 지켜본 뒤 논의할 계획이다. 이 대표도 항소를 했다.
↑ 정운찬 KBO 총재. 사진=천정환 기자 |
정 총재는 KBO의 수장이 되면서 산업화 및 질적 성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클린 베이스볼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깨끗하고 공정한 프로야구로 성장해 국민의 삶에 힐링이 되겠다”는 게 그의 신년사였다.
그 동안 사건 사고의 심각성과 다른 처벌로 야구팬이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정 총재는 ‘엄벌백계’를 외쳤다. 유난히 잦았단 사건 사고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꼬집은 그는 “엄한 규정과 함께 선수 윤리 교육, 정보 교환 등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징계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 가운데 내려진 첫 징계였다.
KBO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의손상행위] 3호에 의거해 안승민과 김병승에게 각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한화 육성선수 신분인 안승민의 출전정지는 퓨처스리그 개막일(4월 3일)부터 적용된다. 시범경기도 뛸 수 없다. 자유계약 신분인 김병승의 징계는 선수 등록 시점부터다.
일단 징계 수위는 예년보다 높아졌다. 안승민, 김병승과 비슷한 최근 사례는 2017년 3월의 진야곱(전 두산)이다.
KBO는 2011년 불법 도박을 한 진야곱에게 2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진야곱은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안승민과 김병승은 각각 400만원과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KBO 상벌위원회는 안승민과 김병승의 징계 수위를 20경기와 30경기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례가 있지만 보다 강도 높은 채찍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KBO는 “총재의 방침 중 하나가 클린 베이스볼 최우선이다. 선수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선례를 깨고)좀 더 강하게 제재했다”라고 설명했다.
20경기와 30경기, 현장이 체감하는 바는 다르다. 출전정지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팀 전력과도 직결된다. “징계가 세졌다”라는 게 현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예고편일 수 있다. 구단 자체 징계와
다만 ‘적정선’을 유지한 부분도 있다. 한 예로 구단 징계는 별도 없다.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제재금을 부과하나 이번에는 빠졌다. 선수의 출전정지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구단이 짊어진 부분도 크다고 해석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