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신인왕이 26년 만에 탄생할 수 있을까. 아직 시즌 뚜껑도 열지 않은 이른 시점이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만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스프링캠프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우완 투수 윤성빈(19)과 내야수 한동희(19)이 바로 주인공이다. 둘의 출현에 롯데는 반갑기만 하다.
이제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대만 카오슝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24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 온 롯데는 연습경기 위주의 스케줄을 보내고 있다. 휴식일 2일 하루일 정도로 경기가 없는 날은 훈련일로 일정이 빡빡하게 돌아간다.
롯데 팀 분위기는 예년 보다 좋다는 평가다. 비록 포수와 3루수는 확실한 선수가 없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경쟁 속에서 새 얼굴 찾기가 순조롭다. 주장 이대호(36)를 중심으로 베테랑들도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팀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 경기에서 롯데가 11-4로 승리했다. 롯데 윤성빈, 한동희가 경기를 끝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천정환 기자 |
지난해 부산고를 졸업한 윤성빈은 아마시절부터 초고교급 투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뒤로하고 2017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어깨 통증으로 재활에 매진했고, 투구폼도 교정했다. 1년 여 동안 상동구장에서 투구폼을 만든 윤성빈은 지난 11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부터 깊은 인상을 심기 시작했고, 스프링캠프에서도 기대 이상이다. 롯데 입단 2년 만의 첫 실전이었던 지난달 26일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 직구 최고 148km를 찍으며 1이닝 퍼펙트 피칭을 보였고, 4일 가데나구장에서 진행된 자체청백전에서 선발등판해 2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역시 148km였다. 직구 뿐만 아니라 낙차 큰 포크볼까지 섞이며 피칭의 위력이 더해졌다. 윤성빈은 “아프지 않다는 게 가장 좋고, 아직 100%가 아니라 구속은 더 나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경남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고교시절부터 타격에서 재능을 보인 선수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2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벌이고 있고, 첫 연습경기였던 26일 SK전에서는 홈런도 하나 때렸다. 하지만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롯데의 3루 고민을 해결해 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비를 중시하는 조원우 감독 성향상 한동희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모양새다. 한동희는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님들이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신 결과다. 일단 부상 없이 캠프를 마치고 싶고, 앞으로도 신인처럼 더 자신있고, 패기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의 출현에 롯데는 26년 만에 신인왕 배출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됐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마지막 신인왕은 1992년 시즌 17승9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한 염종석이다. 당시 부산고를 졸업하고 바로 롯데에 입단한 염종석은 정규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활약을 펼쳤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다하며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날 롯데 캠프가 한창인 가데나구장을 찾아 청백전을 지켜 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둘 다 괜찮은 신인 선수들이다”라며 “문제는 과거에도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두각을 나타내다가 정규시즌에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결국 신인 선수가 끝까지 살아나려면 시즌 중반 찾아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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