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한 봅슬레이 영웅들 “슬라이딩 센터-상비군 지켜달라”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방이동) 황석조 기자] 값진 은메달. 온 국민에게 감동을 안긴 봅슬레이 대표팀이지만 환희와 축하는 짧았다. 잔치가 끝나자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용(40) 감독은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7일 오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는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대표팀(원윤종(33)-서영우(27)-김동현(31)-전정린(29)과 이용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올림픽서 은메달을 따낸 이들 선수들이 소감과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그러나 훈훈한 분위기는 짧았다. 이용 감독이 앞으로 미래가 막막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용 감독은 “사후관리와 상비군제도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며 준비해 온 말을 시작했다.

↑ 이용(사진) 봅슬레이 감독이 대회 후 아쉬운 지원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사진(서울 방이동)=옥영화 기자

이용 감독은 “올해 경기장(슬라이딩센터)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슬라이딩센터 운영주체가 아직 선정되지 못해 예산편성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앞으로 월드컵대회도 있고 나아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있다. 세계선수권도 열린다. 그런데 경기장에서 훈련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선수들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포문을 열였다.
이용 감독은 이어 “어제 정말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올림픽대비 상비군이 있었는데 등록선수가 적어 앞으로는 운용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 (상비군이) 어제 다 해산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동거동락하며 훈련한 상비군선수들이다. 같이 한 마음 한뜻이 되도 부족한데 예산부족을 이유로 같이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훈련한 것이고 국가를 위해 열심히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상비군제도의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다.
이용 감독은 계속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지자체, 대한체육회를 향해 거듭 강조하고 다시 호소했다.
“올림픽 이후에 그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시아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싹이 다 죽을까봐 걱정된다. 저희 선수들이 이번 대회(평창올림픽)를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좋은 성적을 낸 만큼 앞으로도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 이용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 아쉽다고 목소리 높였다. 사진(서울 방이동)=옥영화 기자

이용 감독은 현재 미지수인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대회를 국내에서 유치했으면 좋겠다며 시설을 유지하고 싶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현재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 대회 유치에 대한 의사를 공표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용 감독가 선수들은 기자회견 내내 밝지 못했다. 그만큼 현재 슬라이딩센터 시설의 존폐여부 및 상비군제도 운용이 중요했다. “돈과 지원이 없으면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미래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이들과 같은 선수들을 키워내는 게 (감독의) 역할이지만 이들로만은 할 수 없다. 다음대책이 없다. 올림픽 동안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갖고 성과를 얻었다. 부끄럽지 않은 기적을 거둔만큼 정부에서 저희를 보살펴주셨으면 좋겠다”고 국민과 정부를 향해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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