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황석조 기자] 2018 시범경기 LG의 첫 홈런포를 날린 외야수 채은성(29). 승부를 결정지은 호쾌한 홈런이었다. 들뜨기 충분한 상황이지만 경기 후 그는 침착했다. 멋쩍게 미소만 지었다. 큰일을 한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아직 시범경기에 불과하고 고작 홈런 1개를 쏘아 올려서일까. 그렇지 않다. 채은성은 말보다는 행동과 결과로 보여줘야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채은성은 지난 2016시즌 LG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성장,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126안타), 9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탄력 받을 줄 알았던 2017시즌, 출전 경기 수는 비슷했지만(114경기) 타율 0.267(89안타), 2홈런, 35타점으로 성적이 급락했다. 기대가 컸기에 LG 팬들의 실망은 더했다. 비시즌 LG는 대형외야수 김현수를 영입했다. 안익훈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형종이 급부상했다. 자연스럽게 채은성의 입지는 축소됐다. 존재감도 희미해졌다.
↑ 채은성(왼쪽)이 13일 시범경기 첫 날 LG의 첫 홈런포 주인공이 됐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채은성은 “겨울 내내 타격밸런스를 잡기 위해 훈련했다. 신경 쓰면서 준비했는데...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쑥쓰러운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비시즌 동안 변화보다는 정말 더 열심히 훈련에만 집중했다고. 채은성은 “특별히 무엇을 했다기보다 (스스로에게) 좋은 방식들을 최대한 하려고 했다. 코치님들이 지도해주시는대로 잘 따르며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타이밍이 잘 맞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표정도 지었다.
하지만 채은성은 아직 1경기를 치렀을 뿐이라고 했다. “내게 정해진 자리(포지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잘하는 게 목표다. 1군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진했던 지난 시즌 성적으로 축소된 스스로의 입지를 잘 알기에 서두르지 않고 속단하지도 않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 채은성(오른쪽)이 지난 2016시즌의 영광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채은성의 얼굴은 스프링캠프 훈련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많이 탄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LG관계자는 “채은성이 스프링캠프 동안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며 기간 동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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