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지난 13일 삼성과 kt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양창섭(19·삼성)과 강백호(19·kt)의 루키 맞대결이었다. 2차 신인 드래프트 1,2순위로 지명된 둘은 2018시즌 KBO리그 신인상 후보이기도 하다.
둘은 청소년대표팀에서도 함께 활동하며 막역한 사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마추어 무대가 아닌 프로 무대에서 양보란 없다. 둘만의 자존심을 건 승부였다. 결과는 양창섭의 판정승. 두 차례 투·타 대결을 벌여 모두 아웃 처리했다.
강백호는 양창섭에게 안타를 치지 못했다고 "분하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절대 속구를 던지지 않더라. 치사하다"라고 했다.
↑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양창섭. 사진(수원)=이상철 기자 |
경기 후 양창섭과 강백호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2번 다 이기면 어떡해." 강백호의 문자메시지에 양창섭은 의기양양했다. 14일 만난 양창섭은 "승부는 원래 냉정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양창섭이 강백호로 던진 공은 총 9개. 변화구 비율이 높았다. 양창섭이 79구 중 변화구가 32개였던 걸 고려하면, 상당히 다른 대응이었다.
양창섭은 이에 대해 "(포수)강민호 선배의 리드대로 따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백호를 꼭 잡아야 겠다는 마음먹지 않았다. kt 타자 중 1명이라고 생각했다. 고교 시절에도 강백호와 많이 대결했는데, 역시 어제도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 양창섭과 대결 결과가 팽팽했다고 했다. 안타 하나 친 후 삼진 아웃이었다고. 양창섭은 이 이야기에 사실과 다르다며 바로잡기를 희망했다. 양창섭은 "2타수 1안타라 그보다 훨씬 (내가)잘 했다. 피안타가 아마 2개 정도이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양창섭은 첫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4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79구 중 35개)이 많았지만 데뷔 후 국내 무대 첫 실전이라는 걸 고려하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 양창섭은 지난 13일 삼성과 kt의 시범경기에서 강백호와 두 차례 투·타 대결을 벌여 모두 아웃 처리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김진욱 kt 감독은 "잘 던지더라. 투구 매커니즘이 좋아 문제 없을 것 같다"라고 호평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도
양창섭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컨트롤이 안 됐다. 긴장한 것은 아닌데 잘 보여야 한다고 마음먹으니 힘이 너무 들어갔다. 다음 등판에서는 좀 더 제구를 신경 써야 한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