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하룻밤 자고나면 만으로 서른살이 되는 LA다저스 좌완 선발 클레이튼 커쇼는 "서른살은 늙어보인다"며 떠나가는 세월을 아쉬워했다.
커쇼는 19일(한국시간) 캐멀백 랜치 글렌데일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홈경기 선발 등판 후 가진 인터뷰에서 곧 서른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1988년 3월 19일생인 커쇼는 삼십대에 진입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웃으면서 "나는 지금 스물아홉이다. 무슨 얘기들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12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다"고 말했다.
↑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사진=MK스포츠 DB |
그는 자신의 라커 옆에 있는 노장 투수 리치 힐의 라커를 가리키며 "이것이 내가 리치를 내옆에 둔 이유다. 우리 둘 사이에 체이스(어틀리)까지 앉히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해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커쇼의 20대는 찬란했다. 스무살이던 2008년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그는 지난 10년간 292경기에 등판, 144승 64패 평균자책점 2.36의 성적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MVP 1회, 사이여상 3회, 올스타 7회, 평균자책점 1위 5회, 다승, 탈삼진 1위 3회, 여기에 노 히터까지 기록했다. 2017년에는 월드시리즈까지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내 이십대는 정말 재밌는 시간들이었다"며 지난 10년을 회상한 커쇼는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더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당연히 내 30대도 20대 시절처럼 좋기를 희망한다"며 삼십대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커쇼는 이날 이십대의 마지막 등판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마운드에서는 5이닝동안 7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고, 타석에서는 5회말 우중간 가르는 2루타로 타점을 뽑았다. 이십대 시절 최고의 투수로 군림한 커쇼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십대의 마지막 플레이가 우중간 2루타였다.
그는 "느낌이 아주 좋다. 그게 중요하다. 건강한 것이 좋은 것이다. 그러면 됐다"며 이날 자신의 등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애리조나 캠프가 끝나기 전 한 차례 더 등판할 예정인 그는 "다음 등판에서 이닝을 줄여서 던질 필요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코치진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그에게 유일하게 아쉬웠던 것은 옛 파트너 A.J. 엘리스와 맞붙지 못한 것. 파드레스 초청 선수인 엘리스는 이날 원정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선발 출전하지 않아 대결이 무산됐다. 커쇼는 "아마도 그는 선발 출전을 원했을 것"이라며 맞대결이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 2014년 노 히터를 확정하고 환호하는 커쇼의 모습. 그의 이십대는 정말로 화려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로버츠는 "내가 기억하는한, 커쇼는 나이가 들어도 그대로다. 허리 부상 이후 운동을 조금 더 하느라 근육량이 늘은 것은 있지만, 여전히 강한 선수"라며 30대를 맞이하는 커쇼에 대해 말했다. 커쇼가 30대에도 지금같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선수들 중에는 나이가 들어서도 패스트볼 커맨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여전히 공에 생명력이 있고, 오늘같은 경우 체인지업도 연마했다. 선수 생활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려운 임무지만, 여전히 그는 정상에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97마일짜리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정규 시즌 중에는 91~92마일로 던지다가 포스트시즌에 구속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90마일 초반대 공
한편, 로버츠는 커쇼가 오는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캠프 마지막 등판을 가지며 6이닝 90구를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greatnemo@maek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