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돌아온 빅리거, 그 첫 대결 결과는 ‘박뱅’의 판정승이었다.
27일 고척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박병호(넥센)와 김현수(LG)였다. 전초전은 있었다. 넥센과 LG는 시범경기에서 2번 맞붙었다. 그때는 7타수 3안타 김현수의 판정승. 박병호는 안타 1개도 치지 못했다.
둘은 나란히 2015년 시즌을 마친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김현수는 191경기, 박병호는 62경기를 뛰었다. 청운의 꿈을 품었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2시즌만 뛴 뒤 돌아왔다.
↑ 돌아온 박병호와 김현수는 27일 KBO리그 첫 대결을 벌였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화려한 복귀는 아니나 스포트라이트는 집중됐다. 그리고 대우도 특급이었다. 각자 구단 최고액(김현수 4년 115억원·박병호 1년 15억원)을 받았다.
LG와 넥센은 지난해 6위와 7위로 포스트시즌 탈락했다.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김현수, 박병호를 붙잡았다. 기대가 크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류중일 LG 감독과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공개적으로 ‘이만큼만 하라’고 했다.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더욱 분주해야 한다. 홈런 50개를 쳐야 하는 박병호는 마수걸이 홈런을 날리지 못했다. 타율 0.350 150안타 30홈런의 김현수는 안타 2개를 때렸으나 2할대 타율(0.250)이다.
김현수는 타순까지 변경했다. 5번에서 2번으로 상향 조정됐다. 류 감독은 “2번타자로 나간 시범경기에서 잘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현수의 2번 타순 시범경기 타율은 0.545였다. 류 감독은 ‘강한 2번타자’ 트렌드를 고려해 김현수를 2번 타순에 고정할 뜻도 내비쳤다.
그렇지만 김현수는 타선을 점화시키지 못했다. 브리검과 세 차례 대결서 모두 아웃. 삼진만 2개였다. 안타(2)보다 삼진(4)이 더 많아졌다. 4회 루킹 삼진 후에는 배트를 땅에 내리쳤다. 안 풀린다는 표현이다.
김현수는 찬스를 여러 차례 놓쳤다. 2회 2사 1,2루와 4회 2사 2,3루서 침묵했다. 멀리 달아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5타수 무안타. 타율은 0.250에서 0.154로 하락했다.
↑ LG 김현수가 27일 고척 넥센전에서 4회 삼진 아웃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타격감은 박병호가 더 좋았다.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2회와 4회 잇달아 안타를 때려 시즌 1호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넥센의 첫 안타도 그의 몫.
박병호는 이날 출루 머신이었다. 6회 볼넷을 얻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간 박병호는 3루수 가르시아의 송구 실책을 틈 타 홈까지 밟았다.
1사 만루서 서건창, 박병호의 연속 득점으로 넥센은 3-2로 뒤집었다. 박병호의 복귀 1호 득점.
그렇지만 첫 도루 시도(실패)는 찬물을 끼얹었다. 넥센은 4회 4타자 연속 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다. 특히, 7회 2사 1,2루 찬스에서도 신정락의 초구를 때렸으나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좀 더 쉽게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박병호다. 복귀 1호 홈런 및 타점도 다음을 기약했다.
3타수 2안타 1볼넷 1사구. 4번이나 출루한 박병호의 타율은 0.286에서 0.400으로 상승했다.
↑ 넥센 박병호가 27일 고척 LG전에서 6회 역전 득점을 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