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연보다 주목받는 조연들을 일명 씬스틸러라 부른다. LG 트윈스 내야수 정주현이 이날 수비에서만큼은 씬스틸러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LG의 2루수 자리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초반 강승호가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최근 콜업된 박지규도 대안이 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무엇 하나 류중일 감독을 매료시킨 게 없었다. 근심이 계속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정주현이 올 시즌 LG의 세 번째 2루수 후보로 나섰다. 내야와 외야를 오고가던 그는 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쪽에 집중하나 싶었지만 최근 2루수로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달부터 백업 수비 및 대타로 기용 횟수가 늘었는데 류 감독은 강승호와 박지규의 부진 속 최근 정주현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 LG 정주현(가운데)이 9일 롯데전서 의미 있는 수비를 몇 차례 펼쳤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하지만 수비에서 의미 있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다. 크게 두각을 나타낼 호수비는 아니었으나 상대 흐름을 끊어내는 좋은 수비라 평가받기 충분했다. 특히 경기 전까지 8연패에 빠져있던 LG에게는 더욱 간절한 수비인 것이 분명했다.
정주현은 3회초, 상대 전준우부터 시작된 연속 안타 속 2사 주자 2루 위기 상황서 4번 타자 이대호의 2루수 좌측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다이빙해 잡아냈다. 빠졌다면 실점은 물론 롯데에게 계속 기회를 이어줄 수 있었다. 천금의 다이빙과도 같았다.
정주현은 5회에도 좋은 수비를 펼쳤다. 2사에 주자 없는 상황서 상대 김문호가 우익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장타였는데 김문호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이때 우익수에 이어 공을 받은 정주현이 깔끔한 연계플레이로 3루까지 송구했고 이는 3루로 향한 김
정주현의 이 수비 몇 장면은 소리 없이 이날 LG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