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갖는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 멕시코를 겨냥한 모의고사다. 신 감독도 “가상의 멕시코다”라며 멕시코를 염두에 두고 실험을 한다고 알렸다.
온두라스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했지만 3회 연속 진출에 실패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북중미지역 최종예선 4위로 플레이오프 기회를 얻었으나 호주에 밀렸다.
그러나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온두라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59위로 한국(61위)보다 두 계단이 높다. 북중미 최종예선에서도 멕시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3-2 역전승을 거뒀다. 멕시코의 북중미 최종예선 유일한 패배다.
↑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태극전사는 누가 될까. 사진=옥영화 기자 |
온두라스는 국내파 위주로 방한했다. 유럽파는 그리스 크산티에서 뛰고 있는 메히아, 1명이다. 피게로아, 이사기레, 가르시아 등 베테랑이 빠졌다. 로사노(지로나), 아코스타(테네리페)도 제외됐다.
한국은 온두라스와 세 번째 A매치를 갖는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서 모두 무실점 승리(3-0, 4-0)를 거뒀다. 신 감독의 목표는 온두라스전 전승이 아니다. 더 높은 곳을 더 멀리서 바라보고 있다. 조직력을 다지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모든 걸 보여줄 수 없다. 숨길 것은 숨겨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신 감독이 꺼낼 카드도 한정돼 있다. 26명의 선수 중 기성용(스완지 시티), 장현수(FC 도쿄), 이재성,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 등 4명은 결장이 확정됐다.
신 감독이 활용 가능한 자원은 22명이다. 100% 전력 가동이 아니다. 기성용, 장현수 없이 A매치를 치르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노선도 바뀌었다. 당초 신 감독은 온두라스전을 통해 러시아월드컵에서 사용할 주 전술(플랜A)에 대한 힌트를 공개하고자 했다. 그렇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졌고 다른 결정을 했다. 수비도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택했다.
신 감독은 “지금껏 구상하고 있는 훈련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온두라스전에 대한 초점을 다르게 뒀다. 선수의 테스트가 주된 목적이 됐다. 대표팀에게 또 하나의 시험은 기회이기도 하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불확실한 선수가 여럿이다. 그들에게 뛸 시간이 꽤 주어질 전망이다. 신 감독의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오반석(제주 유나이티드) 등 첫 발탁된 선수들은 물론 입지가 불확실한 선수도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발탁 후에도 논란이 증폭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도 실력으로 입증해야 한다.
FIFA가 공인하는 A매치는 교체 한도가 팀당 6명이다. 최대 17명이 그라운드를 뛸 수 있다. 신 감독은 선수 가용 폭을 넓힐 전망이다. 이승우의 A매치 데뷔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6월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출국한다. 2일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6월 1일 전주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상대로 평가전을 갖지만, 선수들도 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회가 많지 않다.
내용도 중요하나 결과도 중요하다. 평가전이라고 단순한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큰일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도 있으나 대의가 있다. ‘월드컵 붐업’을 위해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신 감독 부임 이후에도 여론은 따갑기만 하며, 러시아월드컵 전망도 3패로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팬이적지 않다.
반전이 필요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출전을 시사할 정도로 신 감독도 고
한국은 역대 대구 A매치에서 2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2001 컨페더레이션스컵, 2002 한일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는 무승이었으나 평가전만큼은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