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용덕 감독은 스스로 최선의 라인업이라 말했지만 냉정하게 플랜B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달라진 한화 이글스. 이제 플랜B도 가능하다.
27일 인천 SK전을 앞둔 한 감독은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적잖은 고민이 엿보였다. 그런데 표면적인 이유인 주간 5할 달성 목표, SK전 첫 승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연일 이어지는 타이트한 경기, 당초 기대를 크게 상회하는 현재 성적에 대한 부담감, 그로 인한 부정적인 현상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이 잠재돼있었다.
한 감독은 “우리 팀은 아직 만들어가는 시기”라며 이와 같은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28일 기준 29승22패 승률 0.569 단독 3위. 많은 이들, 특히 일부 한화 팬들조차 “언젠가 떨어지겠지...”라 염려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잘 나가는 만큼 한화의 향후 성적에 대한 기대감과 압박감이 본격화될 시기가 온 것이다.
↑ 한용덕(사진) 감독이 만드는 한화의 모습이 점점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과감한 결정이었다. 팀은 연패 중인데다 SK전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신경 쓰일 법 했다. SK는 올 시즌 두 손가락 안에 드는 강팀으로 거론되는데다가 상대 선발투수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강속구 투수 앙헬 산체스. 여러모로 한 감독의 결정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경기는 다르게 전개됐다. 초중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들은 버텨주고 지켜냈다. 그리고 중후반 이후, 이들은 짜릿한 승리의 밑바탕이 되는 활약을 펼쳤다. 비단 지성준의 동점타와 정은원의 3루타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경험 적은 지성준은 그 어렵다는 안방마님으로 SK를 상대했고 정은원과 정경운, 김민하는 실수도 하고 또 나이스플레이도 펼치는 등 눈여겨볼 장면을 다수 연출했다. 서균과 김범수는 불펜에서 팀의 후반 드라마를 위한 디딤돌을 만들었다. 비록 5회를 넘기지 못했으나 다른 선수들보다 더 먼저 주목 받고 이겨낸 것은 김재영의 몫이었다.
↑ 정은원(사진) 등 최근 한화는 이와 같은 영건들의 성장세를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한화는 분명 달라지는 중이다. 어느새 유망주들이 넘실되는 팀이 됐고 그들이 만드는 조화는 팀 체질을 달리 생성시키고 있었다. 여기에 꾸준함까지 담보된다면? 한화의 이번 시즌 도전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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