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넥센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미신고 금액 131억5000만원을 환수할까.
넥센은 2009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9개 구단과 총 23건의 트레이드를 했다. 넥센과 트레이드를 하지 않은 구단은 없었다. 그리고 SK 와이번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이 뒷돈 거래를 했다. 금액을 줄여 발표(4건)하거나 현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거짓말(8건)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과거 넥센과 트레이드를 한 구단의 미신고 현금 계약을 자진보고 받은 결과, 뒷돈 거래 금액이 총 131억5000만원이었다고 30일 발표했다.
↑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주의 넥센 히어로즈 스프링캠프 현장을 방문한 정운찬 KBO 커미셔너. 사진=KBO 제공 |
28일 언론 보도를 통해 실체가 드러난 넥센의 트레이드 뒷돈 거래는 두 건에 한해 6억원이었다. 빙산의 일각이었다.
넥센은 트레이드를 통해 현금으로만 총 189억5000만원을 챙겼다. 그 중 58억원만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라고 밝혔던 네 건도 실제 금액과 달랐다.
KBO는 29일 넥센이 지난해 NC 다이노스(강윤구↔김한별), kt 위즈(윤석민↔정대현·서의태)와 트레이드를 하면서 이면 계약으로 챙긴 6억원을 야구발전기금으로 전액 환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KBO 야구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따른 조치이나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KBO는 리그의 질서와 투명성, 신뢰도를 훼손한 심각한 사안인 만큼 넥센이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KBO는 6억원 외 125억5000만원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까. 마찬가지로 전액 야구발전기금으로 환수할까.
정운찬 커미셔너 취임 후 ‘힐링 베이스볼’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KBO는 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KBO는 기존 6억원 환수 조치에 대한 입장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머지 125억5000만원에 대한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자진보고 유무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구단들이 이번 기회에 과거 잘못을 바로 잡고자 했다.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6억원의 두 건과 다르게 125억5000만원의 열 건은 언론 보도가 아닌 자진보고를 통해 ‘우선’ 밝혀졌다. 관련 구단은 자체 조사로 ‘뒤늦게’ 뒷돈 거래 사실을 실토했다.
구단의 자진보고가 아니었더라도 KBO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드러날 수 있었다.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 이면 계약이 더 있다는 언론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현실적인 부분도 있다. 넥센이 6억원을 포함해 131억5000만원의 거액을 KBO에 낼 수 있을까. 10년 전 가입금 120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시즌 개막 전 발표된 넥센의 연봉은 58억2300만원(신인 및 외국인선수 제외)이었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의 자금 사정은 넉넉한 편도 아니다. 재정이 튼튼하다고 해도 131억5000만원을 한 번에 줄 수 있는 구단은 없다. 넥센은 KBO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BO는 넥센을 회원사로서 존중하고 있다.
트레이드 머니가 어떻게 쓰였는지 여부도 가려내야 한다는
한편, KBO는 특별조사위원회의 정밀 확인 작업을 진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상벌위원회 개최 및 추가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