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한이정 기자] 한 시즌 동안 두 번이나 부상을 당한 적도 처음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지기도 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20) 이야기다.
이정후는 지난 3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베어스전에서 사구를 맞고 왼 종아리 근섬유 미세손상이라는 부상을 입은 뒤, 14일 말소돼 16일 만에 복귀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다. 그는 사구에 맞고 부상을 입은 뒤 바로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으로 떠났다. 부상을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기 위한 시도였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 약 2주 만에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 사구로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가 지난 30일 1군에 복귀해 3안타를 때려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프로에 데뷔했던 지난 시즌, 전 경기 출장을 했을 만큼 건강했다. 체력 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부상으로 고생했다. 이번에 공에 종아리를 맞기도 했고, 시즌을 앞두고 훈련하던 도중 손가락을 다쳐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 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부상 당시) 초구가 엉덩이 쪽으로 날아왔는데 그걸 피했다. 두 번째 공이 몸쪽으로 들어왔는데 ‘이건 못 피하겠다’ 싶었다. ‘아, 차라리 초구에 맞을 걸’ 후회했다. 엉덩이 쪽으로 날아온 걸 맞았다면 이렇게 다치진 않았을 것이다. 그 생각만 들었다”고 회상했다.
↑ 사구를 맞았던 당시 이정후. 사진=MK스포츠 DB |
빨리 낫자는 생각뿐이었다. 고교 시절 때도 부상을 한 시즌에 두 번이나 당한 적은 없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빨리 낫자”는 각오에 금방 털어내고 일어났다. 이정후는 “시즌 동안 이렇게 다친 것은 처음이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그래도 시즌 초반에 다쳐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다치자마자 너무 아파서 걷지도 못 했을 정도였다고. 이정후는 “똑바로 걷고 싶었다.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는 것보다 말 그대로 뛰어보고 싶었다. 집에서 화장실 가기도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주변에서 부상 회복을 위해 독려 아닌 독려를 해주기도 했다. 이정후는 “그래도 감독님이 ‘네가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하시더라. 아버지도 ‘지나간 일인데 어쩔 수 없다. 빨리 나아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 이정후. 사진=MK스포츠 DB |
지금도 온전히 나은 것은 아니다. “너무 아팠다”는 이정후는 “뛸 때는 상관없지만 멍이 내려가고 있어서 쥐가 난 것처럼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도 아프진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1군에 복귀해 좋다는 그는 광주에서 복귀전을 치렀
▲ 이정후
1998년 8월 20일생
광주 서석초-휘문중-휘문고 졸업
2017 넥센 1라운드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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