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에스밀 로저스(33·넥센 히어로즈)가 부상을 당했다. 넥센은 이번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로저스는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도 채우지 못 하고 강판 당했다. 0-3인 3회말 무사 2루에서 김현수의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를 맨손으로 직접 잡아 2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공을 잡은 오른 손에 출혈이 생겼다.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가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10바늘을 꿰맸다. 1차 검진 결과 네 번째 손가락 인대 손상 및 골절 진단을 받았다. 4일 재검진을 받고 구체적인 재활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 에스밀 로저스가 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경기 도중 오른 손 부상을 당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넥센으로서는 악재가 따로 없다. 로저스는 이번 시즌 1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 해주던 넥센의 에이스다. 5월 23일 인천 SK와이번스전(6이닝 5실점), 5월 29일 광주 KIA타이거즈전(7이닝 5실점)에서 다소 흔들리긴 했지만 등판하면 꾸준히 6,7이닝 이상을 소화해냈다.
그는 13경기 동안 5승 4패 평균자책점 3.80 퀄리티스타트 8회,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7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또한 팀 내 베테랑급인 로저스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주기도 하고, 팀에 사기를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들어 넥센 선수단이 하고 있는 ‘원팀 세리머니’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악동이라는 이미지로 평가 받지만, 팀 내에서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 가뜩이나 이번 시즌 유독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잦았던 넥센이기에 더 뼈아팠다. 정강이 부상을 입은 서건창은 복귀 일정이 아직 잡히지도 않았고, 박병호(종아리), 김하성(손바닥), 이정후(종아리) 등은 최근에야 복귀를 마쳤다.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베스트 멤버로는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 했는데, 1선발 에이스까지 큰 부상을 입게 됐다. 공백이 얼마나 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당장 로저스의 공백을 막아낼 투수가 필요한 셈이다.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 등 2-3선발이 튼튼한 편이다. 신인 안우진이 앞으로 선발 기회를 더 받게 될 것으로 보여 로저스의 공백 한 자리만 채워지면 된다. 불펜진으로 이동한 신재영이나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1군에 콜업된 이승호 등이 대체 자원
갈 길 바쁜 넥센이 또 부상 선수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 지금까지는 위기를 잘 막아냈다. 로저스의 빈자리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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